최시복 대전시 공동체지원국장

바야흐로 4차 산업시대. 세상이 변하는 속도와 마찬가지로 아이들의 놀이 문화도 빠르게 변화한다. 공깃돌과 조약돌이면 충분했던 우리의 어린 시절과는 달리 요즘 아이들은 놀기 위해 많은 것들이 필요하다. 미세먼지 농도는 짙어지고, 놀이터 주변에 각종 사건 사고가 끊이지 않는 불안한 세상 속에서 천진난만한 아이들의 웃음소리를 지켜내기가 어려운 현실이다. 아이들이 마음껏 뛰놀 공간이 점점 줄어드는 것에 대해 안타까움이 점점 커져간다. 이런 와중에 반가운 것은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의 힘이 필요하다'는 아프리카의 속담처럼 아이들을 건강하게 키우기 위해 지역사회가 함께 고민하고 있다는 것이다. 대전시는 과학, 문화, 복지의 융·복합을 통해 아이들이 살기 좋은 도시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이런 노력 덕분에 아이들이 걱정 없이 뛰어놀 수 있는 공간이 많다. 솔로몬 로파크, 대전곤충생태관, 대전교통문화연수원, 대전어린이회관 등 어린이들의 문화생활을 장려하고, 놀 권리를 인정하며 보장하는 시설들을 찾아 인근 지역의 어린이들도 부모의 손을 잡고 대전을 찾고 있다.

특히 유성 IC 앞에 위치해 접근성이 좋은 대전어린이회관은 개관 9년 만에 300만명이 넘는 아이들이 다녀가는 등 중부권 최고의 어린이 복합문화공간으로 위상을 단단히 하고 있다. 어린이회관은 실내 5383㎡, 야외 2250㎡의 규모로 전체 면적의 40% 이상이 체험공간으로 꾸며져 있는데, 체험존과 사계절상상놀이터는 아이들이 미세먼지와 층간소음 걱정 없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공간이다. 이 중에서도 체험존은 약 10여 년간 아이들과 함께한 대표시설로 지내온 시간만큼 시설이 노후화되어 대전시에서 약 11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지난해 10월부터 4개월 동안 공사를 진행, 4차 산업시대에 걸맞는 모습으로 새단장했다. 새롭게 꾸민 체험숲은 태어나면서부터 영상과 미디어기기에 익숙한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증강현실(AR)과 가상현실(VR)을 접목해 꾸며졌다.

아이들이 직접 그린 그림을 스캔해 화면에 띄워 상상의 숲 완성해보기, 바다 속 물고기 구경하고 터치해보기 등 다채로운 색감 속에서의 놀이는 아이들의 흥미를 자극하고, 나로호에서 떠나는 VR 우주여행과 태블릿 PC를 활용한 농작물 기르기 등은 아이들의 상상력 확장과 호기심 충족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 카드 위로 세계문화 유산이 떠오르는 AR 체험 역시 아이들의 시선을 사로 잡기에 충분하다. 변화하는 아이들에 발맞춰 스스로 고민하고 변화하는 대전어린이회관의 변신이 반갑다.

솔로몬로파크와 대전곤충생태관, 대전교통문화연수원 역시 학습형 놀이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어렵게만 느껴지는 법을 놀면서 배울 수 있어 즐거운 솔로몬 로파크는 법정, 국회, 과학수사대, 교도소 등이 재현되어 있어 아이들에게 실제에 가까운 체험을 제공한다. 솔로몬로파크와 5분 거리에 인접한 대전곤충생태관은 신성장 미래산업인 곤충산업 중 애완곤충을 연구하고 어린이가 곤충과 친해질 수 있도록 유아 및 가족대상의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하여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이 밖에도 대전에는 아이들이 체험하고, 뛰어놀며 자라도록 돕는 기관이 많이 있다.

아이들이 살기 좋은 곳, 그래서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는 대전을 그려본다. 아이들의 건강하고 행복한 성장을 돕기 위해 지역사회에 당면한 과제는 무수히 많지만, 아이들이 잘 놀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나가는 것이 우선이 아닐까. 빠르게 변하는 세상에 흔들리며 피는 아이들의 꿈을 단단히 지켜줄 수 있도록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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