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마당] 순수를 품은 자연이 그린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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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마당] 순수를 품은 자연이 그린 그림
  • 충청투데이
  • 승인 2019년 02월 10일 18시 47분
  • 지면게재일 2019년 02월 11일 월요일
  •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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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공섭 대전문화원연합회장

자연풍경은 그 지역의 세월을 품고 있으며, 명칭에서부터 유래와 설화 등이 버무려져서 그 자연을 이야기 하는 것이다. 그 지역의 명승지는 그 지역의 성현들과도 맥을 같이하며 역사로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우리가 제값을 쳐주지 않더라고 묵묵히 제몫을 하고 있는 자연의 가치를 그 자체로 바라봐줄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하며, 자연이 주는 가치는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인간의 존재와 직결돼 있다는 것을 직시해야 될 것이다. 자연과 명승지는 그 자체만으로 과거와 현대사를 품고 있는 유일한 증인이다.

옥계폭포는 영동과 옥천에 걸쳐 있는 월이산(月伊山) 달이산(순수 우리말로 달이 떠오르는 산) 남쪽 끝 영동군 심천면 옥계리에 있는 폭포다. 폭포도 유명하지만 달이산 등산코스도 유명해 등산객의 발길도 잦은 곳이 이곳이며, 월이산 등산은 폭포 주변의 협곡을 따라 오르면 월이산 종주코스로 이어진다.

또 월이산에 오르면 금강이 영동군 심천면과 옥천군 이원면을 휘도는 절경도 함께 한다. 또 갈기산, 천태산, 민주지산 백화산 등 영동의 산이 손짓하며 금산의 서대산과 옥천의 대성산이 조망되는 곳이기도 하다. 영동이 나은 국악의 거성 난계, 난계 박연 선생이 즐겨 찾았고 시인묵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던 옥계폭포는 옥계리로 진입해 천모산 골짜기로 들어서서 산길을 따라 약 1㎞전방에 위치하고 있다.

우리는 자동차를 이용해서 옥계폭포 약150m 전방 까지 올라가는 우를 범한 날이다. 걸으면 매표소부터 옥계폭포까지 가는 길의 풍치도 감상하면서 오솔길도 걷는다면 더욱 기억에 남는 여행길이 아닐까 한다. 폭포에서 떨어진 옥수가 천모산 계곡 을 따라 흐르다 잠시 머무는 산중 저수지의 풍경과 뒤이어 나타나는 오솔길의 상큼함 은 걷지 않고서는 느낄 수 없는 쾌적함이 있을 것이리라.

월이산 주봉과 서봉이 협연하는 산등성 아래에 옥계폭포가 있는데 옥계의 옥(玉)자는 여자의 음부를 뜻한다고 하는데, 마치 나신의 여인이 누워있는 형상을 하고 있다고 붙여진 이름이다.

자연은 각자 음과 양의 기운을 가지고 있다고 전해지고 있는데, 옥계폭포는 음기가 강해서 이곳에서 정성을 다하면 아들을 얻을 수 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오솔길 끝자락에 다리를 건너면서부터 수 십 미터 위에서 떨어지는 옥계폭포의 낙폭 소리가 골짜기를 울리면서 쾌적한 오솔길을 재촉한다.

눈앞에 펼쳐진 폭포의 위용과 시원스럽게 품어내는 물줄기는 한 여름의 더위를 한방에 기시게 한다.

폭포 양옆의 기묘한 절벽에 돋아난 바위 손의 군 자락은 폭포와 어우러진 또 하나의 진귀한 풍경과 함께 옥계폭포의 절경이다. 오색 창연한 옥계폭포(玉溪瀑布) 아래서 난개 박연 선생이 피리를 연주할 때 바위틈에 자라는 난초에 매료돼 난초 난자와 시냇물 계자를 써서 난계(蘭溪)라는 호를 지었다고 할 정도로 옥계폭포는 빼어난 경치와 오묘한 여인의 몸짓이 주변 풍광을 압도하고 있다. 옥계폭포는 자연의 순리와, 진리를 함께하는 폭포다. 그것은 수량이 풍부한 여름철에는 힘차게 흐르며 시원한 계절을 선물하고, 봄과 가을은 꽃과 단풍으로 단장해 자연을 노래하는 폭포다.

자연은 자기 혼자의 힘으로 가치를 인정받지 못한다. 주연과 조연이 그리고 엑스트라가 함께 해야 좋은 영화가 되는 것처럼, 자연도 주변의 산과 들 그리고 그곳의 산천초목과 어울림이 있어야 자연이 그린 아름다운 그림이 되는 것이다.

이 자연처럼 우리 인간도 혼자만의 잘난 가치로 빛날 수 없는 것이다. 주변과 어울리고 상생하는 삶, 겸손과 배려, 나눔과 비움, 그리고 긍정의 심상이 함께해야 아름다운 그림이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