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세평] 학교는 ‘배우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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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세평] 학교는 ‘배우는 곳’
  • 충청투데이
  • 승인 2019년 01월 23일 20시 18분
  • 지면게재일 2019년 01월 24일 목요일
  •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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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천 대전시의회 의장

요즘 인기몰이를 하는 TV 프로그램이 있다. 시청자들은 늦은 시간까지 TV를 보는 것을 마다하지 않는다. 출연진들도 감탄을 자아낼 정도로 연기를 잘해서 마치 현실인 것처럼 착각하게 만든다. 바로 'SKY 캐슬'이란 드라마다. 한 회가 끝날 때마다 사람들은 다음 이야기를 궁금해 하고 나름 여러 가지 설정으로 추측한다. 등장인물을 패러디한 영상과 포스터도 봇물 터지듯 나왔다. 어쨌든 두터운 팬층을 확보하며 시청률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인기 비결이 무엇일까? 이 드라마는 대학입시와 사교육에 대한 내용이 주를 이룬다. 특히 우리나라 대학입시 제도에 따른 교육 현실을 풍자한다. 평범한 소시민이 대부분인 우리 같은 사람들에게는 전문 코디네이터에 의해 대입을 준비한다는 게 낯설기도 하지만, 씁쓸하게도 현실에 전혀 없는 시나리오도 아닌 것 같다. 실제로 드라마 일부 내용은 현실 사건을 모티브로 한 것처럼 흡사해서 여러 사건이 주요 사이트에서 연관 검색어로 올라갔다. 입시 열풍, 공교육 신뢰도 하락, 사교육 성행과 그로 인한 가족의 붕괴까지, 드라마는 현실 교육의 문제점을 드러내 준다.

예나 지금이나 부모들은 자녀 교육 뒷바라지에 여념이 없다. 이러한 부모들의 열의와 공교육에 대한 신뢰 하락은 사교육 시장이 크는데 한몫했다. 요즘은 태어난 지 얼마 안 된 영유아기 때부터 한글과 영어를 배우는 등 본격적인 사교육을 접한다. 좀 더 자라서는 어린이집, 유치원도 국공립 시설의 부족으로 인해 사립으로 많이 보내진다. 학교에 입학해도 공교육에 의지하기는 쉽지 않다. 학교 돌봄 서비스와 방과후 프로그램에 기대보고 싶지만 이마저도 인원이 한정되어 있어 순서가 오지 않을 때도 있다.

본격적인 입시를 준비하는 중학교, 고등학교는 더더욱 사교육 시장에서 벗어나기가 어렵다. 대학입시는 학생과 부모의 인생을 성공으로 가기 위한 중요한 시험대이기에 그렇다. 때로는 자녀의 입시문제에 있어서 부모의 역할은 적극적이다 못해 잘못된 길에 빠지기도 한다. 드라마에서 모티브로 한 듯한 서울 유명 사립고 교사의 시험문제 유출 사건이 그것이다. 우리나라 대학입시는 단 하루 만에 평가가 끝나고, 그 시험에 의해 미래가 좌지우지되기에 더 큰 문제를 안고 있다. 아이들이 사립교육 시장으로 내몰려지는 것도 이러한 입시제도 때문이다.

잠시 핀란드 교육 이야기를 해보자. 지쓰카와 마유의 ‘핀란드 공부법’이란 책에는 입시와 사교육이 없어도 세계 1등의 교육을 자랑하는 핀란드 교육의 특별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먼저, 핀란드 학교 시험은 우리가 암기를 해서 정답을 쓰는 것과 달리, 책을 읽으면서 지식을 채우고 거기에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는 에세이(작문) 형식으로 본다. 심지어 영어, 과학, 음악까지도 자신의 생각을 글로 표현하는 방식이 핀란드 고교의 일반적인 시험형식이다. 게다가 교육에는 시간제한이 없어서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찾기 위해서는 유급도 마다하지 않고 또 부끄럽게 생각지도 않는다. 꼴찌를 만들지 않는 교육시스템을 통해 평등한 교육 기회를 보장하는 것이다. 그렇게 학생들은 경쟁하지 않고 열등감 없이 공부해서, 저마다 '특별한' 학생이 된다. 필자는 핀란드 교육시스템을 통해 평등한 교육, 즉 교육 복지의 필요성을 느꼈다.

교육 복지 발전은 곧 공교육 강화와 신뢰 확보로 이어진다. 올해 대전은 중·고등학교 신입생에게 무상 교복을 지원하고, 어린이집부터 고등학교까지 전면 무상 급식을 실시한다. 초등 돌봄 사업도 단계적으로 전 학년까지 확대하고 공립 유치원 27학급을 증설한다. 하지만, 학급 수만큼은 아직도 턱없이 부족하다. 어려운 여건이지만, 부모가 체감할 수 있도록 추가 증설을 계속해 나가야 할 것이다. 고교 교육 비리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상피제'도 도입한다. 무엇보다 초등학교에서 그동안 해왔던 객관식 지필 평가 대신 학생들의 과정 중시 평가를 실시한다는 것은 매우 반가운 일이다. 꼴찌와 경쟁, 열등감 없는 교실에서 모두가 '특별한' 학생들이 되길 기대해 본다. 이러한 작은 변화와 혁신들이 대전교육의 발전을 위한 디딤돌이 되어 줄 거라 믿는다.

이러한 교육 복지를 계속 확대한다면 공교육을 강화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더불어, 학생과 부모, 교사의 신뢰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은 첫걸음이다. 한 걸음 두 걸음 나아가 우리 아이들에게 학교가 좋은 대학에 가기 위해 '공부하는 곳'이 아닌 인성, 협력, 지혜를 '배우는 곳'으로 자리 잡히길 희망한다. 또한, 당장은 어렵겠지만, 학생들이 학교에서 배움을 통해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찾아 행복해지는 날이 어서 오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