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자치경찰제, 첫 발 못뗀채 불신만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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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자치경찰제, 첫 발 못뗀채 불신만 키웠다
  • 이승동 기자
  • 승인 2019년 01월 22일 16시 33분
  • 지면게재일 2019년 01월 23일 수요일
  •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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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밀착형 치안서비스 강화 취지
자치경찰제 TF 등 식물조직 전락
종속관계 놓고 법적근거 마련 지연
경찰청 보이지 않는 손 작용 우려

[충청투데이 이승동 기자] <속보>= 자치경찰제 세종시 시범도입에 대한 비관론적 시각이 커지고 있다.

가장 먼저 선행돼야할 자치경찰제 도입을 위한 법적 근거 마련, 수사권 발동 여부 등 가이드라인 제시 작업이 시작 단계에서부터 삐걱대면서다. 법적 근거 마련 등 기초 절차를 무시한 ‘시작부터 해보자’ 식의 무조건식 추진부터 밀실에서 ‘끼워맞추기 식’으로 진행되고 있는 가이드라인 설정 논란까지 자치경찰제 시범도입의 불신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 크다.

무엇보다 ‘경찰법에 담느냐, 가칭 자치경찰법 제정이냐’ 법근거 마련 딜레마 속, 난항에 빠져들고 있는 시범도입 준비과정이 눈에 들어온다. 법적 근거 마련 등 제반절차 작업이 늦춰지면서, 이미 구성된 자치경찰제 TF 및 세종지방경찰청 개청 준비단은 사실상 식물조직으로 전락할 수 밖에 없는 구조로 돌아섰다. 자치경찰제 시범도입을 위한 지지기반이 급격히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자치경찰을 쥐락펴락할 수 있는 ‘기득권 거머쥐기’ 투쟁이 최대악재로 지목된다. 국가경찰-자치경찰 간 종속관계 형성이 핵심이다.

이런 가운데 경찰-지방자치단체 간 종속관계 형성 우려를 일순간 불식시킬 수 있는 법 근거가 시급히 마련돼야한다는데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지방분권 취지를 뒤로 한 국가경찰의 독단적 ‘불통행정’ 우려를 빗대서다. 한 지방행정전문가는 “경찰법에 담으면 국가경찰의 지휘·감독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자치경찰이 국가 경찰에 얽매일 수 밖에 없다는 얘기”라면서 “자치경찰제는 주민 밀착형 양질의 치안 서비스를 담보하고 있다. 그러나 경찰법에 근거해 자치경찰제가 시행될 경우 지역 현안 수요를 즉시 반영하지 못할 뿐더러 자치단체장의 자치경찰조직 관리·감독 폭이 좁아지는 등 당초 도입 취지를 잃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지역 정치권은 자치경찰제 시범도입을 주도하고 있는 행안부와 경찰청의 의식전환이 성공적 자치경찰제 시범도입 준비태세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하면서, 자치경찰법 제정에 엄지 손가락을 치켜세웠다. 그러면서 중앙집권적 사고를 버려야한다고 조언한다. 지역 정치권 한 관계자는 “자치경찰제 시행 법 근거 마련의 최선은 자치경찰법 제정이다. 경찰법에 담을 경우 자치단체의 법령 개정 수요가 있을때 경찰청의 지휘를 받을 수 밖에 없다. 지역 치안, 교통, 경비 업무 등 주민밀착형 서비스를 자치경찰이 수행하는 게 자치경찰제 도입의 핵심목적 중 하나다. 경찰법에 담는 것은 자치경찰제 취지 그 자체가 축소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주민밀착형 자치경찰제 도입을 핵심으로 한 시민 홍보는 뒷전으로 밀려난 채 특정조직의 ‘기득권 거머쥐기’ 투쟁만 부각되고 있다는 지적도 불편한 진실로 꼽힌다. 익명을 요구한 지역 경찰조직 한 관계자는 “시민들은 자치경찰제에 대해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 주민밀착형 치안 서비스 강화가 도입 취지인데, 시민들에게 묻는 자리는 단한번도 없다. 이해할 수 없다”면서 “법근거도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사전 준비 인력만 배치해놓고 허송세월을 보내게 하고 있는 것도 문제다. 현재 법 근거 및 가이드라인 마련 작업을 사실상 경찰청이 주도하고 있다는 것도 큰 문제다. 밀실에서 논의되면서 경찰청의 보이지 않는 작용할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시는 유연한 입장을 취했다. 시 자치경찰제 TF 관계자는 “현재로선 할 수 있는 게 없다. 이달말 쯤 어떤 법근거를 적용할 지 여부와 함게 가이드라인 마련될 것으로 안다.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시가 할 일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동 기자 dong79@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