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포럼] 내일을 위한 오늘의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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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포럼] 내일을 위한 오늘의 고민
  • 충청투데이
  • 승인 2019년 01월 21일 18시 53분
  • 지면게재일 2019년 01월 22일 화요일
  •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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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각 대전시건축사회장

새 해를 맞이한지 20여일이 지났다. 다사다난했던 지난해는 마음속에 접어두고 새로운 각오와 다짐으로 새해를 맞이했지만 삶이라는 것이 마음대로 끊고 이을 수 있는 것이 아니기에 그다지 새롭지도 않고 막연한 기대감으로 피로만 더 가중되는 듯 싶다. 기술의 발전만큼 건축도 다양한 기술이 접목되어 그 기능이 향상되고 생활의 편리를 가져오고 있지만 시스템의 오류가 생길 경우 기본적인 기능의 마비까지 발생해서 불편을 가중시킬 때도 왕왕 있다. 적정한 적용을 조절할 수 있는 마스터플래너의 역할이 필요한 까닭이다.

건축은 기술의 집합체로서 다양한 기능과 용도를 구조, 전기, 설비, 소방, 통신, 토목 등의 협업을 이끌어내고 총괄하는 건축사라는 마스터플래너에 의해 세상에 존재하게 된다.

건축사는 시대적인 문화와 예술을 책임지는 자세로 설계에 임해야 한다. 한 도시의 문화를 평가하고 그 도시의 행복지수의 기준을 건축물로 따져보기 때문이다. 선진국일수록 건축을 문화나 예술로 정의하고 그 가치를 한 차원 높여서 평가한다. 몇 해전 동유럽을 여행하면서 고건축물이 소중하게 간직되고 여전히 사용되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너무나도 행복했고 부러웠다.

현재의 우리 사회는 용적율 위주의 이익을 우선시하고 비용의 최소화를 위해 저급한 디테일을 강요한다. 시행사나 발주처에게 건축사라는 사람은 단순 인허가를 위한 도면 작업자, 자신의 이익을 구체화 해주는 자로 치부되는 듯하다. 건축사는 건축주에게 종속되는 대상일까? 물론 건축사는 건축주의 의도를 최대한 반영해야 한다. 건축주의 개인적인 이익도 보장해야 하지만 도시가 지녀야할 공공성과 건축이 수반해야 할 공동성을 완성해야 하는 책임과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국가에서 정한 자격과 업무에 걸맞는 권한과 대가가 보장되어야 하는 이유다.

IMF 이후 자유 경쟁으로 인한 설계비의 덤핑은 20년전보다 못한 상황이고, 건축물의 대형화, 지능화로 인한 각종 재난의 위험은 더 큰 책임으로 다가오는 현실이지만 꿋꿋하게 버틸 수 있는 것은 건축사로서 건축에 대한 열정을 잃지 않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이 열정이 식어버리기 전에 제도적인 보장이 필요하다. 이미 건축의 여러 분야에서 기술자의 이탈과 부재가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다. 조적공사와 미장공사에서 제대로 기술을 갖고 있는 기술자를 만나기란 하늘의 별따기이다. 석공사, 외단열공사 등에서는 죄다 외국인이어서 내국인을 찾아볼 수가 없다. 기술자가 없는 도면과 현장은 그림일 뿐인 것이다.

새로운 정책을 입안하거나 제안할 때 더 고려해야할 것은 국민과 관련 종사자가 모두 행복하고 즐겁게 자신의 생활을 지켜나갈 수 있는지, 미래의 건축과 도시는 더 안전하고 쾌적하게 되는 것인지 국민, 전문가, 공무원이 하나되어 머리를 맞대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