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윤희 청주 흥덕보건소 치매안심센터팀장

치매는 어느 날 문득 발생하는 질환이 아니라 나이가 들어가면서 발생 빈도가 높아지는 대표적인 노인성 질환이다. 여러 가지 원인으로 신경세포가 파괴되면서 뇌의 부피가 줄어들고 기억력과 인지 기능이 감퇴하는 현상이 나타나 60세 전후에는 치매 발병률이 약 1~2%에 불과하지만 65세가 넘으면 나이가 5세 늘어날 때마다 발병률이 2배씩 증가해 만 85세에 이르면 약 47%가 된다.

지금 이 시간에도 약 15분마다 1명의 치매환자가 발생하고 있으며 오는 2050년에는 치매환자 수가 270만 명을 넘어서 치매환자 관리 비용만도 100조 원이 넘을 것이라 예상되지만 아직까지 치매는 확실한 치료방법이 없어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일상생활에서 치매를 의심할 수 있는 초기 증상으로는 몸치장(목욕, 화장) 옷 입기, 집안 살림(음식 조리, 세탁, 청소, 설거지 등), 용돈관리, 익숙히 사용하던 가전기구 사용을 이전에 비해 눈에 띄게 서툴러지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성격이 변해 우울해지거나 참을성이 없어지기 때문에 작은 일에도 화를 잘 내고, 다른 사람을 의심하기도 하고 남을 배려하는 마음이 적어져 언쟁이 자주 벌어진다. 이러한 증상들을 집합적으로 '치매의 행동심리이상(BPSD, behavioral and psychological symptoms of dementia)'이라 한다. 가장 중요한 증상으로 인지장애가 있는데 기억력이 저하되고 판단력이 흐려지며 계획성도 없어진다. 또한 어떤 일을 하고자 하는 자발성이 결여되고 시간, 장소에 대한 개념이 없어지며 방향감각이 소실돼 길눈이 어두워진다. 따라서 치매를 조기에 발견하기 위해서는 성년 이후 우리가 매년 건강검진을 받듯이 간단한 인지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치매에 걸리기 쉬운 생활습관으로는 산책, 운동을 게을리하고 소파에 누워서 TV 보기, 과도한 음주와 흡연, 건강하지 않은 식사습관, 배움을 게을리하는 것, 스트레스, 불안감, 부정적인 생각, 부실한 치아 관리 등이다.

치매는 일단 발병되면 호전되기 어려워 예방과 조기 발견이 중요하며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및 국가 전체가 함께 해결해 나가야 할 과제로, 증가하는 치매환자와 가족의 고통을 덜어드리고 치매로 인한 사회적 비용을 줄이고자 만든 종합 대책이 치매 국가책임제이다. 치매 국가책임제에 따라 치매환자와 가족이 조기에 치매상담 및 검사를 받고 1:1 사례관리 및 인력 확충, 교육, 시스템 구축 과정을 거쳐 보건소에서 치매안심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치매안심센터에서는 치매상담과 선별검사 등만 수행하던 기존 보건소 기능을 넘어 정밀진단과 치매예방, 인지강화 교육, 치매가족카페 운영, 치매노인 공공 후견사업 등을 실시하는 지역사회 치매관리 허브로 완전한 모습을 갖추도록 노력하고 있으며, 장기 요양등급 대기자나 탈락자를 위해 주간보호나 인지활동을 제공하는 치매환자 쉼터를 운영하는데 이용 경험이 있는 치매 어르신들은 만족도가 상당히 높다.

치매안심센터의 성공적 정착을 위해서는 먼저 지역 현황과 특성에 맞는 다양한 지역 맞춤형 운영모델을 마련해 운동, 식사법 등의 보급을 통해 치매 위험요인을 방지하는 치매예방사업과 올바른 치매 정보를 제공하는 등 홍보활동을 강화해 나가야 할 것이다.

치매가 의심되거나 치매를 겪고 있으면 적절한 상담과 지원, 치료를 받으며 건강하고 행복한 노후를 보낼 수 있는 우리 동네 건강지킴이 치매안심센터와 함께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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