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투데이-초록우산 어린이재단 공동캠페인 '러브 투게더'] <24> 가슴으로 낳은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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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투데이 최윤서 기자] “인생은 멀리서 보면 희극이고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다”

찰리 채플린의 이 명언은 아마 이들 가족을 두고 생겨난 말이 아닐까 싶다.

엄마 장연자(52·가명) 씨가 남편 김정식(42·가명) 씨를 만난 것은 삼년 전 대전의 한 병원.

식당 일을 했던 장 씨는 허리와 다리를 다쳐 정형외과에 입원을 했고 퇴원을 단 이틀 남겨 두고 있었다.

한 남성이 다리에 깁스를 한 채 복도에서 컵라면을 먹고 있었고 장 씨는 그런 그의 모습이 자꾸만 신경이 쓰였다.

보호자도 없이 혼자 끼니를 때우는 그에게 김치와 함께 따뜻한 말 한마디를 전하며 먼저 다가간 것은 장 씨였다.

이후 급속히 가까워 졌고 둘 다 이혼의 아픔이 있다는 공통점을 알게됐다.

이들 모두 상대방의 외도로 이혼을 했는데 장 씨는 하나 남은 딸 마저 전 남편에게 뺏겨 얼굴도 보지 못하고 살아 왔다.

반대로 김 씨는 전 부인이 다섯의 어린아이들만 남겨 놓은 채 집을 나갔고 서류도 정리가 안 된 상태였다.

김 씨의 자녀들을 본 장 씨는 자신의 친 딸이 생각났다.

‘내 딸도 엄마 없이 어디에선가 저렇게 외롭고 쓸쓸히 살았겠구나’ ‘딸에게 못해준 엄마 노릇을 이 아이들에게라도 대신 해줘야겠구나’

그렇게 1년여 간의 시간을 보내고 그들은 호적을 합치며 공식 부부가 됐다. 장 씨가 가까이서 본 가정환경은 생각보다 심각했다. 

첫째 성진(20·가명)이는 서울 조부모댁에서 살고 있었으며, 넷째 예리(9·가명)와 막내 성연(7·가명)이는 고아원에 보내졌다.

생계를 이어나가야만 했던 아빠 김 씨는 1년 전 어쩔 수 없이 아이들을 고아원에 맡겨야만 했다.

재혼 후 엄마 장 씨는 아이들을 데려오자고 설득했고 아이들은 놀랄 만큼 장 씨를 잘 따라줬다.

장 씨는 “예리를 고아원에서 데려오려고 간 날 처음 보는 내게 누가 시킨 것처럼 바로 엄마라고 부르며 ‘왜 이제 왔냐’고 천연덕스럽게 물었다”며 “그 모습을 보고 어찌나 마음이 아팠던지…(눈물을 훔치며)이 아이들이 얼마나 엄마의 존재를 그리웠했을지 짐작이 갔다”고 가슴아팠던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이후 예리와 성연이를 어린이집에 보내려고 했지만 또 버려질까봐 겁이 났던지 안간다고 울고 불며 난리를 치는데 가슴 한 쪽이 무너져 내리는 것만 같았다”고 토로했다. <18일 2편 계속>

최윤서 기자 cy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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