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 중구 선화동 소재 옛 충남도청 내 도지사실이 폐관됐다는 소식이다. 도청 부지와 건물에 대한 소유권이 이전되는데 따른 불가피한 조처라지만 지난 6년간 운영해온 시설이 막상 폐관되고 보니 아쉬움이 크게 남는다. 충남도청이 내포신도시로 이전하면서 충남도지사실은 '충남도정 역사관'으로 꾸며 보전돼 왔다. 대전시는 연간 1만명 이상의 관람객이 방문하는 소중한 관광자원을 잃었다. 더군다나 올해는 '대전방문의 해'이다.

2013년 10월 개관한 충남도지사실은 지난 80여년의 충남도정사를 한눈에 들여다 볼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전시공간이었다. 먼저 등록문화재 18호인 충남도청사 본관 자체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근대문화유산으로 꼽힌다. 이곳 2층의 충남도지사실이 원형 그대로 보존돼 볼거리를 제공함과 동시에 교육의 장 역할을 해온 것이다. 일반인들이 도지사 집무실과 접견실 등 업무공간을 볼 수 있는 기회는 흔치 않다. 그래서 해마다 1만명이 넘는 관람객들이 충남도정 역사관을 찾지 않았나 싶다.

충남도정 역사관에는 역대 도지사들의 유품과 자료, 사진 등을 전시해 왔다. 제3대 성낙서 도지사가 이승만 대통령으로부터 받은 임명장, 공주청사에서 옮겨온 무게 1t이 넘는 대형금고 등 볼거리가 쏠쏠했다. 1894년 공주에서 개청한 충남도청은 1932년 10월 대전으로 이전했다. 한국전쟁 당시에는 임시정부청사가 들어서는 등 역사의 격변기를 지켜봤다. 2012년 내포 신도시로 이전하면서 대전에서의 충남도청 80년 시대를 마감했다.

옛 도지사실의 유품과 자료 등 전시품을 공주시 금흥동 소재 충남역사문화연구원으로 옮긴다고 한다. 전시자료와 역사적 공간은 본래의 자리에 있을 때 빛이 더 나는 법이다. 대전시는 충남도정 역사관 자리가 비워지는 대로 이곳을 다른 용도로 활용할 계획이다. 충남도정 역사관을 지금의 자리에 존치할 수는 없는 걸까. 대전시가 다시 한 번 고심을 해봤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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