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 칼럼] 새로운 100년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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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 칼럼] 새로운 100년의 시작
  • 충청투데이
  • 승인 2019년 01월 01일 19시 00분
  • 지면게재일 2019년 01월 02일 수요일
  •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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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영 충북도교육청 장학사
'김정은 문대통령에 친서', 무술년 마지막 날, 인터넷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1위로 오른 소식이다. 벌써부터 봄바람이 부는 듯, 평화로운 새해 예감이 좋다. 지난 4·27 판문점 선언 이후 무술년은 가슴 벅찬 역사로 남을 한 해였다. 평창올림픽 남북단일팀 출전과 남북정상의 백두산 동행, 이산가족 상봉과 남북철도 공동조사에 이르기까지, 분단 73주년 동안 유례없는 평화통일의 희망이 크게 피어올랐다. 그런데 이제 새해를 하루 앞두고, 북의 정상이 친서를 보내온 것이다. 남북평화와 번영을 위한 실천적 문제와 비핵화 문제를 풀어가자는 뜻을 전해왔다고 한다. 이 소식을 실시간 검색 1위로 만든 국민들의 설렘과 열망도 전해진다.

사람이 사는 것도 굴곡이 있지만, 나라의 역사가 짓는 굴곡은 참으로 거대하고 경이롭다. 바로 무술년 직전까지 우리는 적폐청산을 위해 거리마다 밝히던 촛불시민들과 함께 나라의 운명을 걱정하고, 역사교육을 통한 역사왜곡 문제로 골머리를 앓지 않았던가. 바로 이렇게 눈부신 평화의 빛발이 이 땅을 뒤덮고, 새해 봄기운이 벌써부터 전해 올 줄도 모르고….

하마터면 퇴행적 역사교육을 받고 자랄 뻔 했던 우리 아이들은 어떠한가. 최근 몇 년 간 충북교육청은 사회적 공감능력을 키우는 민주시민교육과 정의롭고 자기주도적인 사고력에 바탕을 둔 역사교육 활성화에 노력해 왔다. 비록 부결되긴 했지만, 2015년에는 역사문화 교육활성화 조례안을 추진하기도 했다.

우리 충북에는 영동 노근리평화공원도 있고, 보재 이상설 선생, 단재 신채호 선생, 벽초 홍명희 선생, 오장환 시인, 정지용 시인 등 남북을 이어줄 역사문화적 자원이 정말 풍부하다. 평화통일시대를 열어갈 후세 교육의 중심지로 단연 대한민국 으뜸이다. 이런 자부심 속에서 충북교육청은 평화통일 교육을 선도하고자 다양한 체험과 참여 중심의 프로그램 운영에 노력하고 있다.

지난해 여름에는 충북도교육청에서 3년째 잇고 있는 '사제동행 인문행성 프로그램' 탐방지로 러시아의 역사문화 유적을 답사하기도 했다. 선생님과 아이들이 4인 1조를 이루어, 도내 40여 개 학교가 함께 러시아 지역 한인독립운동의 자취를 찾아 떠나는 답사여행이다. 황량한 벌판, 선조들이 식민지 백성이 된 울분을 안고 독립의 희망을 찾아 떠돌던 그 땅을 따라 달리면서, 우리 충북의 중학생 아이들은 풋풋한 볼을 눈물로 적셨다.

특히 변변한 유물, 유적하나 남기지 않고 떠나신 이상설 선생의 유허비 앞에서 일행은 비극이 바로 지금인 듯 막막한 설움에 젖어야 했다. 나라 잃은 백성이니 아무런 유품도 유골도 남기지 말라던 울분과 기개가 슬프고도 힘차게 전해져 왔다. 무심히 흐르는 수이푼강 황토물에, 나라 생각에 목놓아 울던 선구자들의 일성이 따라 흐르는 듯 했다.

평소엔 해맑기만 하던 중학생들이었지만 수이푼 강을 바라보며 먹먹한 표정이 가득했다. 미리부터 역사공부를 하고, 배경지식을 쌓고 간 길이었기에, 황량한 벌판, 말없는 강물 앞에서도 느끼고 와 닿는 것이 많았으리라. 평생을 잊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하던 아이들, 이 아이들을 통해서 다시 번져가는 정의로운 기개와 역사의식을 생각하면 다시 가슴이 벅차온다.

기해년 새해가 바로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이다. 선구자들의 열망과 자취를 생각하며, 새로운 '사제동행인문행성팀'이 또 중국으로 러시아로 떠날 것이다. 남북 두 정상 못지않게, 우리 청소년들이 열어갈 평화통일의 새해가 기대된다. 새로운 백년을 열어갈 아이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