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과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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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과천선
  • 최윤서 기자
  • 승인 2018년 12월 30일 17시 10분
  • 지면게재일 2018년 12월 31일 월요일
  •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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晉(진)나라 惠帝(혜제)때 양흠 지방에 周處(주처)라고 하는 난폭스럽기 짝이 없는 사나이가 있었다.

그의 아버지가 태수 벼슬을 했을 정도로 좋은 가문에서 태어났으나 주처가 여남에 살 때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고 집안이 기울면서 빗나가기 시작했다. 집을 뛰쳐나온 주처는 하루 종일 거리를 헤매며 나쁜 짓을 골라가며 했다. 힘이 천하장사인데다 주먹을 거칠게 휘두르고 다니니 사람들은 그를 멀리서만 봐도 슬슬 피해 다녔다.

그런 거리의 무법자 주처가 어느 때부터인가 사람이 달라지고 있었다. 무엇이 계기가 됐는지 알 수 없으나 자신의 과오를 뉘우치고 새 사람이 되려는 모습이 뚜렷했다.

어느 날 주처는 마을 사람들에게 “여러분들은 왜 나만 보면 얼굴을 찡그리십니까?”하고 물어보자 어느 간 큰 사람이 이렇게 대답했다.

“당신은 이 지방의 3害(해) 가운데 하나이기 때문이오. 남산에 있는 사나운 호랑이와 長橋(장교) 아래에 있는 蛟龍(교룡)과 당신이 바로 그 세가지 해로움이오.”

이 말을 들은 주처는 더욱더 새사람이 되겠다는 각오를 다지면서 사람들에게 3해의 제거를 약속했다.

그는 남산에 올라가 호랑이를 잡아 죽이고 천신만고 끝에 교룡도 처치하고 돌아왔다. 그래도 사람들은 별로 반갑게 맞이하지 않았다. 주처는 다시 착한 사람이 되겠다는 결심을 굳히고 당대의 대학자인 陸機(육기) 陸雲(육운) 형제를 찾았다.

“자네가 굳은 의지를 가지고 지난날의 허물을 고치고 새롭게 착한 사람이 된다면(改過自新;改過遷善) 자네의 앞날은 무한한 것일세. 지난 일은 마음에 둘 필요가 없네”

육기 형제의 격려를 받고 열심히 학문을 닦은 주처는 10년 후엔 마침내 대학자가 될 수 있었다. <국전서예초대작가·서실운영·前대전둔산초교장 청곡 박일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