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림웍스TV ‘스토리 아티스트’ 나지영 씨
대전예고·홍익대 시각디자인과 마친후 미국행
컴퓨터 애니메이션 전공… 졸업작품 주목 받아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 작품 참여하고 있어
각본 완성된 후 시각적 표현 ‘청사진’ 만들어

▲ ‘드림웍스 TV’에서 스토리아티스트로 근무하고 있는 나지영 씨.
▲ 나지영 씨의 졸업작품 애니메이션 이미지 캡쳐. 나지영 씨 제공
▲ 나지영 씨의 졸업작품 애니메이션 이미지 캡쳐. 나지영 씨 제공
[충청투데이 최윤서 기자] 스토리아티스트. 한국에선 다소 생소하지만 애니메이션 강국인 미국에선 잘 알려진 직업이다.

미국 애니메이션계의 양대 산맥인 픽사(Pixar Animation Studio)와 드림웍스(DreamWorks Pictures)를 모두 거쳐 스토리아티스트가 된 나지영(여·28) 씨는 어릴 적부터 상상한 것을 그림으로 표현하길 좋아했다. 대전이 고향인 나 씨는 대전예고와 홍익대 시각디자인과에서 디자인 공부를 마친 뒤 꿈을 펼치기 위해 미국행 티켓을 끊었다. 이후 미국 링링 아트 디자인 대학(Ringling College of Art and Design)의 컴퓨터 애니메이션을 전공하고 CG 애니메이션의 모든 제작 과정을 배운 후 지난 5월 졸업했다. 나 씨의 졸업 애니메이션 필름인 ‘Attack of the Potato Clock’은 40여개의 필름 페스티벌에서 초청을 받거나 수상을 하며 미국에서 조금씩 인정받게 됐다.

픽사에서 스토리 인턴과정을 밟고 현재는 캘리포니아주에 있는 ‘드림웍스 TV’에서 스토리아티스트로 근무하고 있는 나 씨는 하루 24시간이 모자란 바쁜 생활을 하고 있다. 영화 쿵푸팬더와 퍼시픽림으로 유명한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의 ‘트롤헌터스(Trollhunters)’ 시리즈에 참여하고 있다. 나 씨는 “스토리아티스트는 영화의 각본이 완성된 후, 감독과 함께 처음으로 영화를 시각적으로 이야기를 표현하는 일을 한다”며 “이때 캐릭터가 어떠한 일을 겪는지, 어떤 무드로 이야기가 진행되는지, 카메라는 어떤 느낌으로 찍어야 하는지 등등의 전체적인 영화의 청사진이 완성된다”고 설명했다.

미국 메이저 애니메이션사 두 곳을 모두 경험한 나 씨는 스스로를 행운아라고 표현한다. 그는 “두 회사 모두 다르지만 훌륭한 매력을 가지고 있다. ‘스토리의 왕’ 픽사는 조금의 실수도 그냥 지나치지 않고 이야기의 문제점을 고치는 상황에서 감독이 많은 아티스트들과 해결책을 의논한다”고 답했다.

현재 일하는 드림웍스에 대해선 “팀의 결속력이 아주 좋은 스튜디오”라고 표현하며 “영화제작과는 차이가 있지만 TV 쇼 안 감독과 부서 간 일정 등 아주 효율적으로 협력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지금의 그가 존재하기 까지 그간 타국생활에 있어 어려움도 많았다. 그는 “언어와 가족에 대한 그리움이 가장 힘들었다. 소통에 있어선 학교를 졸업하며 영어가 많이 늘어 대화의 어려움은 없지만 본격적으로 일하면서 언어의 장벽을 느끼게 됐다”며 “가끔 너무 긴장해서 머리가 하얘질 때가 있다. 아무래도 제 2의 언어이기 때문에 직장에서는 좀 더 노력이 필요한 것 같다”고 토로했다.

마지막으로 나 씨는 관객의 다양한 감정을 이끌어낼 수 있는 스토리아티스트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나 씨는 “스토리 아티스트의 보람은 제가 만든 이야기를 관객들이 보고 기쁨, 슬픔을 느끼는 것을 볼 때”라며 “다루는 이야기가 항상 다르기 때문에 늘 새로운 여행과 같다”고 말했다. 이어 “제 목표는 관객들이 제가 참여한 영화를 보고 그들이 영화관을 나왔을 때 제일 기억에 남는 ‘스토리 장면’을 만드는 것”이라며 “전 세계의 관객들에게 가슴에 남는 좋은 기억을 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최윤서 기자 cy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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