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충환 K-water융합연구원 스마트워터연구소 연구위원

우리나라는 3면이 바다로 섬이 산재해 있다. 약 3000개의 섬이 있고 그중에 400여 곳에 사람이 생활하고 있다. 충청도 지역에도 60여 개의 섬에 사람이 살고 있다. 사람이 생활하는 데에는 반드시 물이 필요하다. 그러나 섬은 주변이 바다이고 협소하고 작은 산으로 이뤄져 사람이 먹을 수 있는 물은 늘 부족하다. 물론 섬에도 적게나마 저수지, 지하수, 빗물 등을 생활용수로 사용하고 있지만, 이 또한 제한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최근에는 해수를 민물로 만드는 해수담수화 뿐만 아니라 빗물을 땅 밑에 저장했다가 쓸 수 있는 지하수댐 등 항구적인 생활용수 공급시설도 도입되고 있다. 무한정 존재하는 바닷물을 이용한 해수담수화가 각광을 받고 있다. 해수담수화기술은 16세기 항해의 시대에 이미 사용돼 21세기 블루골드산업 시대에 폭발적으로 도입이 증가돼 현재 세계에는 수만기의 시설이 가동 중에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한국수자원공사가 90년대 중반 국내 처음으로 신안군 홍도에 하루 100t 소규모 해수담수화시설의 시범사업을 실시해 섬 지역 주민들에게 좋은 물을 공급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이러한 사업을 바탕으로 현재는 전국 섬 지역에 100여 개소 해수담수화시설이 가동 중이다. 충청도 지역에도 20여개 시설에서 생활용수가 공급돼 4000여명의 섬 지역 주민들이 혜택을 받고 있다.

이러한 섬지역 해수담수화 운영기술을 바탕으로 현재는 중대규모의 해수담수화시설도 도입되기에 이르렀다. 이미 정부에서 해수담수화를 플랜트산업으로 인식해 물 산업 해외진출 확대정책의 일환으로 수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해수담수화시설은 도시의 수도와 비교해 운전비용이 높아 물 값도 높다. 시설의 가동에도 영향을 미쳐 섬에서는 충분한 물을 마음껏 사용하지 못하는 것도 사실이다. 이러한 어려움을 해소하고자 일부 지역에서는 신재생에너지를 도입하거나 도시와 섬 구별 없이 동일한 물 값을 받아 주민 부담을 덜고 있다. 또한 한국수자원공사는 2000년대 중반부터 지자체가 설치한 약 40여개 시설에 도시와 같은 수준의 물 값으로 운영을 지원하고 있다.

섬은 접근이 어렵고 시설을 운영하기 위한 전문 인력의 확보도 힘들다. 노후화된 시설도 많다. 이러다 보니 육지보다 물 복지 면에서 소외될 수밖에 없다. 맞춤형 전문 인력의 확보와 시설의 업그레이드도 필요하다. 또한 우리가 가지고 있는 스마트워터그리드 기술과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해 근본적이고 지속가능한 물 확보를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

최근에는 국가에서 섬지역과 재난지역에 신속한 생활용수 공급을 위해 선박에서 해수담수화 장치를 활용해 물을 공급할 수 있는 설비도 개발 중에 있다. 물론 지자체에서도 운영비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지리적으로 오지인 섬 지역 주민들의 정주여건을 개선하고 시민들의 여가도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될 수 있도록 지속가능한 물 공급에 모두가 힘을 합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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