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한의학연구원(한의학연)은 한약 처방 ‘계지복령환’에 대한 임상시험을 할 예정이라고 20일 밝혔다.

계지복령환은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품목허가용 임상시험계획(IND)을 승인 받아 우울장애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2상 시험을 진행한다.

계지복령환은 계지(계피 나뭇가지 말린 것)·복령(소나무에서 자라는 균체)·목단피(목단 뿌리껍질)·도인(복숭아 열매 씨를 말린 것)·작약으로 구성돼 있다.

혈액 순환을 원활하게 하거나, 어혈(피가 정체된 현상)을 제거하는 '활혈거어(活血祛瘀)' 효능이 있다. 갱년기장애, 월경이상, 타박상 등에 높은 빈도로 쓰인다.

연구팀은 우울 동물모델 효력시험을 통해 계지복령환의 항우울 효과를 확인했다.

혈액 순환 장애를 해소하고 정신적 안정을 유도하면 우울증에 효과를 보일 것이라는 아이디어에서 착안했다.

한의학에선 우울증을 크게 기울(氣鬱)·울화(鬱火)·기허(氣虛) 등으로 나눠 치료하며, 대부분 기 순환 장애에 따른 혈액 순환 장애가 수반된다.

기울은 기분이 우울하고 머리가 아프며 가슴이 답답한 증상을, 울화는 양기(陽氣)가 몰리면서 머리가 아프거나 눈이 충혈되는 증세를 각각 보인다.

기허는 원기가 부족하거나 약해진 것을 뜻한다. 얼굴이 창백하고, 식욕이 부진하며, 어지럽고, 권태감과 무력감이 심하게 된다.

임상시험은 대전대 둔산한방병원 한방신경정신과 정인철 교수팀과 공동 진행할 예정이다.

이미영 한의학연 책임연구원은 “기존 한방제제에서 우울증 치료효능을 찾아 임상시험 승인을 받은 건 이번이 처음”이라며 “유효성 검증을 잘 마무리해 한방제제 활성화에 이바지하고 싶다”고 말했다.

조재근 기자 jack333@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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