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철규 대전마케팅공사 사장

요즘 한국의 아이돌 가수그룹 방탄소년단의 인기가 전세계적으로 상상 이상으로 놀라울 정도다. 21세기 비틀즈라고 칭송받을 정도로 인기가 과히 폭발적이다. 이러한 엄청난 인기가 우리나라 유명 3대 연예기획사인 SM, JYP, YG가 아닌 상대적으로 소형인 기획사를 통해 성공한 사실 또한 놀랍다.

이렇게 빠르고 뜨거운 인기를 얻은 비결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소셜미디어 영향을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처음 기획단계에서부터 유튜브 등 소셜미디어 맞춤형으로 철저하게 준비하고 적극적으로 활용한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가 많다. 이처럼 소셜미디어가 이제는 일이나 생활 등 모든 분야에 전방위적으로 파고 드는 느낌이다. 특히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는 엔터테인먼트, 레져 등 서비스 산업에서 더욱 위력을 발휘하는 것 같다. 그래서 그런지 최근 초등학생 장래희망 1위가 크리에이터라고 할 정도다. 워라밸이라는 신조어처럼 워크(일)와 라이프(삶)가 앞으로 모두 소셜미디어로 통한다는 '워라소'라고 할만 하다.

소셜미디어가 앞으로는 전통적인 조직에도 근본적인 영향을 미쳐 많은 변화를 가져올 것 같다. 현존하는 프랑스 최고의 석학인 자크 아탈리가 1997년에 처음 소개한 디지털 노마드가 소셜 미디어와 함께, 빅데이터,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등 제4차 산업혁명 시대에 본격적으로 확산될 기세다. 벌써 인터넷에서는 디지털 노마드로 살기좋은 전세계 10대 도시가 선정되어 관심을 끌고 있다. 전통적인 조직 방식인 정해진 사무실, 근무시간, 동료직원 등에서 벗어나 언제 어디서나 누구와도 자유롭게 일하는 디지털 노마드 방식이 점차 주목받는 상황인 것이다.

재일교포3세 사업가로 유명한 손정의 회장의 막내동생인 벤처투자회사 미슬토의 손태장 회장은 자신의 회사는 별도로 정해진 사무실을 두지 않고 있다면서 앞으로는 대부분의 조직들이 사무실을 필요로 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사무실이 없는 것이 직원들의 사고가 더 창의적이고 개방적이 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단순히 사무실 정도가 아니라 이제는 조직의 여러 분야에서 많은 변화가 계속 생기지 않을 까 예상된다. 특히 조직 대 조직이 경쟁하는 시대를 넘어 기존 조직이 개인이나 소수 집단 과도 경쟁해야 하는 시대가 될 것 같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기존 조직이 더욱 개방적이고 공유하고 협업하는 문화를 만들어 나가야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다. 경직된 절차나 폐쇄적 구조가 아닌 보다 유연하고 신속하게 일하는 방식이 더욱 적극적으로 도입, 확산되어야 조직을 다같이 계속 지켜낼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조직과 조직간의 경계도 옅어지고 내·외부 구분도 유동적이고 탄력적이 될수록 조직이 더 잘 나갈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최근 일본에서도 고령화, 저출산, 재정난 등으로 쇠퇴하는 지방마을을 되살리는 데 성공하기 위한 필수요소로 꼽히는 것이 '젊은이', '외지인', '괴짜'가 있는 지 여부라고 한다. 그동안 조직의 전통적인 강점으로 뽑혔던 연공서열, 일사불란 등이 더 이상 장점이 되지 못한다는 의미일 것이다.

일찍이 경제학자이자 미래학자인 헤이즐 헨더슨은 위기를 낭비하는 것은 범죄라고까지 말한 바 있다. 이 말은 결국 변화에 대처하지 못하고 개선할 수 있는 기회와 타이밍을 놓치면 돌이킬 수 없는 어려움에 빠지게 된다는 비유일 것이다. 이러한 비유가 방탄소년단의 인기가 결국 기존 조직에 던지는 화두가 아닌가 생각된다.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