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투데이-초록우산어린이재단 공동캠페인 '러브 투게더'] 
20 다섯 식구의 여름나기 - 4편
아빠 도형氏 ‘나눔’ 생활화, 부족한 학력…취업 어려워
생계 위해 검정고시 준비中…“복지사 돼서 보탬 되고파”

세 아이 아빠 김도형(49·가명) 씨는 주는 기쁨으로 평생을 살아왔다. 유년시절 심장수술 부작용으로 정신질환과 간질을 앓고 있는 아내를 만나게 된 것도 무엇이든 해주고 싶은 마음이 컸기 때문이다.

목회자인 아버지 밑에서 도형 씨는 자연스럽게 봉사하는 삶을 살게 됐다. 봉사는 넘치는 것을 나누는 게 아닌 부족하지만 내가 가진 것 일부를 쪼개어 줄 수 있는 마음이라는 것도 그때 배웠다. 가난했던 어릴 적 노숙시설에서 노숙자를 돌보며 배는 고팠지만 마음만은 풍족했다.

그렇게 어른이 된 도형 씨는 초등학교도 제대로 마치지 못한 탓에 제대로 된 직장에 취업이 어려웠다. 한때 장애인 시설을 직접 운영하기도 했지만 사회복지사 자격증이 없어 인허가를 받을 수 력었다.

그는 그때 깨달았다. 마음 하나만 갖고는 봉사도 하기 어려워진 사회가 됐다는 것을. 그리고 본인에겐 아픈 아내와 책임져야 할 세 명의 아이들이 있다는 것도. 도형 씨는 야학교를 다니며 검정고시를 준비하고 있다. 지난달 초등고시를 치르고 현재 중등고시를 공부 중이다. 그의 목표는 고등고시까지 합격하고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취득해 장애인 시설을 운영하는 것이다.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모르겠지만 그렇게 천천히 한발 한발 내딛으려 한다.

문제는 정신과 약을 복용 중인 아내와 막내 진수(12·가명)의 건강상태다. 아내는 하루에도 수차례 발작을 반복하고 몽유병 증세도 점점 심해진다. 아동시설에서의 학대와 과거 화재사고로 트라우마가 생긴 아들 진수 역시 심신이 불안정한 상태다. 다행히 맏딸 자혜(18·가명)가 동생들을 잘 보살피고 성실히 학교생활을 해 주며 아빠의 짐을 덜어주고 있다. 자혜는 가족 중 경제활동을 하는 사람이 없어 고등학교 졸업 이후 대학을 가지 않고 즉시 취업을 생각하고 있다.

아빠 도형 씨는 “애들 할아버지를 통해 물질적인 지원보다 정신적 유산을 받은 것 같다. 물론 내 가족도 어렵고 열악한 상태지만 우리보다 더 낮은 곳에서 고통받는 이들을 위해 틈틈이 봉사를 하고 있다”며 “다만 가장 큰 걱정은 가족들의 건강이다. 하루빨리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따서 식구들과 어려운 사람들에게 보탬이 되고 싶다”고 바람을 전했다. <끝>

최윤서 기자 cys@cctoday.co.kr

◆후원계좌=기업은행 035-100410-01-833(사회복지법인 어린이재단)

◆후원 문의=042-477-4072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