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할아버지의 하루 일과는 마을 주변 쓰레기 수거로 시작된다. 아침 일찍 도로 주변에 널린 쓰레기를 한 부대 담는다. 오후에는 인도에 삐죽삐죽 나온 풀들을 일일이 호미로 뽑아낸다. 몸은 근력이 약해지고 눈도 희미해 잘 보이지 않지만 태어나고 자란 고향마을을 깨끗하게 가꾸는 것이 소망이자, 소명으로 알고 있다.
연규성 씨가 본격적으로 봉사활동을 시작한 것은 지난 1999년 노인회 총무를 맡으면서다. 뭔가 책임감을 갖고 마을을 위해 할 일을 생각했다. 거창한 것 보다는 소소한 것부터 시작하기로 했다. 청정한 고장으로 알려진 도안면을 보존하고 가꾸는 것이 어떨까 생각했다. 이에 쓰레기를 하나씩 하나씩 줍기 시작한 것이 어느덧 20년이 됐다. 연 씨의 소원은 단 하나다. 눈이 더 나빠질 때까지 봉사활동을 계속하는 것이다. 증평=김운선 기자 kus@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