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동산불 사흘만에 완전진화

▲ 29일 오전 육군 제37사단 장병들이 충북 영동군 양산면 산불 현장에서 잔불이 남아있나 확인하고 있다.

? 27.5ha 불타 … 영국사는 소실위기 모면
? 어둠속 속수무책 … 야간진화시스템 시급

<속보> = 충북 영동군 양산면 가선리 야산에서 27일 오전 11시26분 발생한 불이 건조한 날씨에 강풍까지 동반하면서 50시간 계속되다 29일 낮 12시45분경 완전 진화됐다.

영동군과 소방당국은 29일 새벽 5시30분부터 산림청과 소방청, 군용헬기 등 17대와 공무원, 군인 등 산불진화요원 2400여명을 투입, 산불진화에 총력을 기울인 끝에 불길을 잡았다. 이 불로 천태산과 주변 야산 7.5㏊가 불에 탄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산불피해 재발원인

양산면에서 발생한 산불은 28일 오전 10시30분경 진화가 된 듯했으나 초속 10여m의 강풍과 돌풍이 함께 몰아치면서 되살아나 인근 신기리와 누교리 천태산으로 확산됐다.

이번 산불은 수십년 동안 자란 20~30m 크기의 소나무 등에 불이 붙어 불길이 산과 계곡을 삽시간에 덮는 바람에 진화에 나선 소방당국의 속을 태웠다.

특히 날이 어두워지면서 산불진화의 주력인 헬기마저 철수한 상태에서 강풍이 다시 고개를 들면서 불은 삽시간에 호탄리 마을 인근까지 번지기 시작했다.

불이 나자 호탄리와 누교리 160여가구 450여명의 주민들은 가축 등을 안전한 곳으로 긴급 대피시키고 행여나 불길이 집으로 번지지 않을까 뜬눈으로 밤을 새웠으나 29일 오전 귀가했다.

천태산 영국사 부근으로 번진 불은 돌풍을 타고 삽시간에 영국사 사찰 50여m 전방까지 옮겨 붙었으나 군과 소방당국이 미리 배치한 10여대의 소방차와 산림청 헬기를 집중 투입, 1시간가량 진화작업을 벌인 끝에 각종 문화재급 유물과 천년 묵은 은행나무를 지켜 낼 수 있었다.

산불 예방 대책

양산면 산불로 인한 대형 인명 피해와 사찰 소실 등 큰 재난은 면했으나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지난 27일 오전 11시26분경 발생한 영동군 양산면 산불은 진화될 조짐을 보이다 강풍을 타고 삽시간에 인근 야산으로 옮겨 붙었다.

불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강풍주의보 속에서 만약의 사태를 대비하고 있던 영동군 산불진화대원과 공무원 등은 현장에 즉각 출동했으나 최대 초속 10여m의 강풍을 타고 번져 나가는 산불을 진화하기엔 역부족이었다.

이와 함께 대형 헬기가 진화에 나설 수 없는 한밤중에 강풍을 타고 걷잡을 수없이 확산된 산불은 날이 밝은 29일 오전 소방헬기 등 15대가 투입돼 대대적인 진화작업에 나섰어도 이날 오후가 돼서야 간신히 잡을 수 있었다.

또 2500여명의 병력이 동원돼 진화작전을 펼쳤는데도 강풍과 헬기 부족으로 피해가 커지게 되자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소방당국과 산불진화대원들은 근본적인 개선책으로 산불전문진화대 육성과 야간 산불 진화에 대한 효율적인 방책 마련 등을 우선적으로 꼽았다.

봄과 가을 산불 발생 우려가 높은 시기에 대비해 기존 행정기관 공무원 위주로 구성하는 산불진화대가 아닌 산불전문진화대를 구성, 운영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이번 영동군 산불처럼 일몰 후 발생하는 산불에는 속수무책인 만큼 야간진화용 헬기 확보와 강풍에 투입할 수 있는 초대형 헬기를 전진배치하는 야간진화시스템 마련이 무엇보다 요구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한편 영동경찰서는 29일 산속에서 취사를 하다 부주의로 산불을 낸 박모(52)씨를 산림실화 혐의로 긴급체포했다.

경찰에 따르면 박씨는 충북 영동군 양산면 가선리 육조골 5부능선에서 움막을 짓고 생활을 하다 지난 27일 오전 11시20분경 아침을 지으려고 불을 피운 뒤 불씨를 제대로 끄지 않아 천태산 일대 국유림과 사유림 20㏊를 태운 혐의다.
?/김재광·영동=배은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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