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賞)이란 개인이나 단체의 공헌이나 업적을 기리고 현창하는 의미를 지닌다. 수상자의 노고와 헌신에 대한 최소한의 보답이라는 차원에서도 여러 시상은 계속 확대되어야 한다. 더구나 상을 수여하는 주체가 한평생 외길을 걸어오면서 업적을 쌓은 인사로서 정재(淨財)를 희사하여 시행하는 경우라면 그 의의는 배가된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 응모접수를 마감하는 원종린 수필문학상은 지역 문화환경을 고무할뿐더러 온유후덕한 사표(師表)의 자세로 형성한 기금으로 운영된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원종린 선생은 충남 공주 출신으로 평생을 교육계에 종사하면서 후학을 양성하고 격조 높은 수필을 써온 원로 교육자 겸 문인이다. 팔순이 훨씬 넘은 나이에도 테니스를 즐기고 수필창작에 몰두하는 노익장의 아름다움은 사회에 귀감이 되기에 넉넉하다.

올해는 선생의 문단 등단 40주년이 되는 해로 이를 기념하기 위하여 제자, 후배들이 뜻을 모아 원종린 수필문학상을 제정하고 지역 수필문학계에 공헌한 역량 있는 문인을 선정, 시상하게 된 과정도 사제동행의 미담을 선사한다. 박봉을 아껴 평생 모은 1억원을 쾌척하여 기금 조성에 힘을 보탠 선생의 결단 역시 칭송받을 만하다.

전국에 수많은 문학상이 있고 나름대로 특성 있는 운영을 도모하고 있지만 적지 않은 경우 선정과정의 불투명과 잡음, 나눠먹기식 안배, 실질적 혜택이 돌아가지 않은 상금의 모호한 향방 등 의혹과 지탄의 눈길 또한 날로 드세어진다. 허명과 체면치레로 분식하는 크고 작은 문화예술상의 일대 정비가 시급한 이즈음 새로 출범하는 원종린 수필문학상은 우리 시대가 지향할 문화예술상 운영의 모범을 제시하는 작지만 큰 걸음을 내디딜? 때다. 더구나 지역 최초로 생존문인의 실명을 걸고 추진하는 사업인 만큼 집행절차의 투명성 확보, 합당한 수상자의 면모와 역량, 그리고 지속적인 기금과 상금의 확충으로 전 문화계가 선망하는 아름다운 문학상이 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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