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석 중인 국회의원과 각급 지방자치단체장, 지방의회 의원을 선출하는 재보궐선거가 오늘 오전 6시부터 전국 42개 선거구에서 일제히 치러진다. 우리 지역에서는 국회의원 재선거의 경우 충남 공주·연기와 아산 2곳에서 투표가 진행된다. 행정도시 건설 등 어느 때보다 이슈와 쟁점이 많은 선거다. 선거 운동과정에 불법 타락 등 구태도 사라지지 않았다. 이 모든 것들을 이제 유권자들이 냉정히 심판할 차례다.

이번 선거는 여당의 원내 과반 의석 회복 여부를 가르는 분기점이자, 1년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의 전초전 성격을 갖는다는 점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여야 지도부가 총력전을 벌이는 등 중앙당의 대리전 양상을 띤 것도 바로 이런 이유에서다. 이럴 때일수록 유권자들은 중앙당의 바람몰이나 감성에 휘둘려선 안 될 것이다. 어떤 후보를 뽑아야 할지 엄격한 기준과 잣대를 놓고 깊이 고민하지 않으면 안 된다. 각 정당과 후보들이 내놓은 공약이 고만고만하고 현실성이 떨어진다 해도 유권자들은 그 속에서 옥석을 가려내야 한다. 행정도시 건설을 앞둔 충청권 발전과 민생경제를 책임질 적임자가 누구인지를 꼼꼼히 살펴보고 판단하기 바란다.

정치풍토를 왜곡시켜 온 지연, 혈연, 학연에 얽매인 투표는 사라져야 한다. 상대후보의 약점을 들춰내거나 얄팍한 언술로 유권자를 현혹하는 후보는 설 땅이 없도록 유권자가 심판하자. 그러려면 반드시 투표에 참여해 유권자로서의 의무를 다해야 마땅하다. 그렇잖아도 각종 여론조사 결과에 의하면 이번 선거는 30% 미만의 저조한 투표율이 예상된다. 이래선 곤란하다. 투표권을 행사하지 않은 이들이 정치나 지방자치를 논할 자격이 없다.

이번 선거는 재선거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재선거는 당선자가 당선 무효형을 받아 선거 자체에 문제가 생겨 다시 치르는 선거다. 애당초 제대로 뽑았으면 재선거를 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유권자들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깨닫게 하는 대목이다. 제대로 된 일꾼을 선출한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나 고민할 가치는 충분히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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