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준일 전 세종시의회 의장

2018년 국내 반려동물인구가 100만 명에 도래했다. 개는 인류역사상 가장 오랜 기간 함께했던 동물로, 현대인들의 인생과 삶의 반려가 됐다. 예전 집 앞 마당 혹은 축사에서 잔반을 먹고 생활하던 개들이 지금은 집 안에서 혹은 함께하는 곳곳에서 개전용 사료와 간식을 먹고 동물병원에서 주기적인 관리를 받으며 애견전용카페와 운동장 등에서 지내고 있다. 사람보다 짧은 수명을 가졌지만, 출생부터 죽음까지 함께하는 동반자가 된 것이다. 반려동물인구가 늘어남에 따라 야기되는 문제들도 커지고 있다. 개와 사람들 사이의 이해부족으로 인해 반려견과, 반려인, 그리고 비 반려인들 사이의 갈등과 문제견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펫티켓'에 대한 이해가 절실히 필요하다.

펫티켓(Petiquette)은 애완동물을 가리키는 영어인 펫(Pet)과 에티켓(Etiquette)의 합성어로 반려동물을 키울 때 지켜야할 사항에 대한 신조어다. 선진국에서는 이미 펫티켓에 대한 이해와 실천이 널리 알려져 있다.

모든 사람들이 개를 좋아할 수는 없다. 개를 마주치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어떻게 행동해야 하고, 내 행동이 개에게 어떻게 보일 수 있는지 정도는 알아야 할 것이다. 어려운 것은 아니다. 갑자기 큰 소리를 내거나 위협적인 행동을 하면 개도 흥분할 수 있고, 그러면 사람도 위험할 수 있다는 정도를 미리 인지하는 것이다. 같은 공간에 동물이 존재하고 있다는 이유만으로도 혐오 섞인 정서적, 물리적 위협을 가하는 사람들은 생각보다 많다.

반려인이 펫티켓을 지키는 것이 중요한 만큼, 비반려인도 개를 봤을 때 지켜야 할 예절도 중요하다. 개를 좋아하지만 어떻게 대해야 할지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도, 개가 싫은 사람들에게도 공존을 위해 지켜야 할 최소한의 에티켓이 뭔지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 '반려인 천만 시대'라지만, 개를 키우는 사람들의 노력만으로는 성숙한 반려문화를 만드는 데 한계가 있기때문이다.

실제 우리나라에서도 올해부터 서울시교육청이 전국 최초로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생명존중과 펫티켓에 대한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이미 '개통령'으로 유명해진 강형욱 훈련사와 더불어 산책시 필요한 에티켓과 비반려인으로써 반려견에게 위협이 될 수 있는 행동들과 이에 대한 교육을 진행했다고 한다.

온라인상에서도 단순히 반려인과 비반려인이 논쟁을 하는 모습이 흔히 보인다. 하지만 반려견의 유무로 논쟁의 기준을 세울것이 아니라, 개개인과 각 반려견마다의 다름을 인정하고 반려견과 비반려견 모두 펫티켓을 지켜 성숙한 반려문화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점차 늘어날 반려인 시대에는 그에 걸맞는 반려문화가 더욱 필요하기 때문이다. 반려견 전용공간과 동물보호법의 현실적인 필요와 규제가 필요하고 비반려인들의 의식문화도 더욱 고취돼야한다. 우리사회의 미래에는 동물존중과 성숙한 반려문화가 함께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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