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어제 대전에 집중호우가 쏟아져 곳곳의 도로가 침수로 마비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이 때문에 출근길 시민들은 도로에서 장시간을 허비하는 등 교통지옥을 겪어야 했다. 단 시간에 비가 많이 온건 맞지만 당국이 제대로 대처를 했는지도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어제 대전지역에는 시간당 60㎜가 넘는 폭우가 쏟아지는 등 오전 11시까지 140㎜의 폭우가 쏟아졌다. 대전시재난안전상황실은 도로 7곳, 건물 5곳을 비롯해 23건의 침수피해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대전시 서구 한밭 지하차도와 만년지하차도 등 대전시내 중심도로 지하차도가 통제되는 상황이 발생했다. 유성구와 대덕구 일원의 주요 도로도 침수돼 사실상 교통이 마비됐다. 도로가 침수되자 일부 시내버스는 정상 운행에 큰 지장을 받았다. 언제 올지 모르는 버스를 기다리며 발을 동동 구르는 출근길 시민들의 모습이 자주 목격됐다. 직장마다 지각출근자가 많았다고 한다. 교통마비 사태가 일어난 데는 반드시 그 이유가 있을 터다.

일부 운전자들이 교통법규를 지키지 않는 바람에 교통체증이 더 악화됐다. 신호등은 아랑곳 않고 먼저 진입하려는 얌체운전자들의 차량이 뒤엉켜 곳곳의 사거리가 주차장으로 바뀌었다. 이날 출근길 둔산경찰서 바로 앞 사거리에서는 경찰이 수신호를 하고 있음에도 차량이 꼬리에 꼬리를 물어 극심한 정체현상을 빚었다. "나만 먼저 빠져나가면 된다"는 몰지각한 운전자들 때문에 대다수 운전자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이런 법규 무시 차량은 체증 영상을 찍어서라도 단속해야 마땅하다.

후진적 교통문화가 교통사고를 유발한다. 우리나라의 교통사고 발생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단연 수위를 기록하고 있다. 교통사고 다발국가라는 오명을 벗을 때도 됐다. 그것은 시민 각자의 준법정신에서 비롯된다. 세계 10대 경제대국에 어울리는 시민의식 함양이 요구된다고 하겠다. 기상이변으로 인한 재해는 언제 발생할지 모른다. 항시 대비체제를 갖춰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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