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서 해마다 잇따라 발생, 비극적 선택 아닌 살인범죄
위기부모 대한 안전망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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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적인 이유 등으로 어려운 상황에 놓인 부모가 어린자녀를 숨지게 하고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사례가 충북에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특히나 의사능력이 부족한 어린자녀의 생명을 ‘부모’라는 미명아래 함부로 빼앗아가는 범죄는 이제 하나의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25일 충북 옥천의 한 아파트에서 30대 여성과 7살, 9살, 10살난 세 딸이 숨진 채 발견됐다. 이들의 몸에는 특별한 외상이 발견되지 않았고 주변에는 수면제 성분의 흰색 알약과 약봉지가 놓여 있었다. 당시 현장에는 가장 A(42) 씨가 자해를 한 뒤 쓰러져 있었다.

경찰은 그가 아내와 세 딸을 살해한 뒤,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에 무게를 두고 정확한 사건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지난 4월 전국을 떠들썩하게 한 ‘증평 모녀 사망’ 사건도 이번과 비슷하다.

남편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뒤 정서적·경제적 고통에 시달리던 40대 엄마는 세 살배기 딸에게 수면제를 먹여 숨지게 하고 본인도 극단적 선택을 했다.

유서에 “남편이 떠난 뒤 심적으로 힘들다”는 말이 담겼다. 이런 일들의 대부분은 ‘가족 동반 자살’이라는 말로 단순 표현하거나 ‘가장의 비극적 선택’이라는 안타까운 단어로 정의되곤 한다.

그러나 일각에선 인지 능력이 부족한 어린자녀를 숨지게 하고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행위는 명백한 ‘살인 범죄’라고 지적한다.

김영식 서원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어린 자녀를 살해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것도 엄연한 살인”이라며 “이런 범죄행위가 일어나지 않도록 위기에 몰린 부모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안전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진재석 기자 luck@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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