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류사회'로 9년 만에 연출 복귀 "악플러 고소, 영화로만 평가받고 싶다"

▲ (서울=연합뉴스) 진연수 기자 = 개봉을 앞둔 영화 '상류사회'의 변혁 감독이 24일 서울 종로구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jin90@yna.co.kr 2018.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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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연합뉴스) 진연수 기자 = 개봉을 앞둔 영화 '상류사회'의 변혁 감독이 24일 서울 종로구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jin90@yna.co.kr 2018.8.24
▲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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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연합뉴스) 진연수 기자 = 개봉을 앞둔 영화 '상류사회'의 변혁 감독이 24일 서울 종로구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jin90@yna.co.kr 2018.8.24
▲ (서울=연합뉴스) 진연수 기자 = 개봉을 앞둔 영화 '상류사회'의 변혁 감독이 24일 서울 종로구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jin90@yna.co.kr 2018.8.24
변혁 감독 "욕망의 노예가 되지 말자는 각성, 말하고 싶었다"

'상류사회'로 9년 만에 연출 복귀 "악플러 고소, 영화로만 평가받고 싶다"

(서울=연합뉴스) 조재영 기자 = 영화 '인터뷰' '주홍글씨'로 유명한 변혁 감독(성균관대 영상학과 교수)이 신작 '상류사회'로 돌아왔다. 2009년 옴니버스 영화 '오감도' 이후 9년 만이다.

신작은 상류사회에 진입하려는 부부의 욕망과 좌절을 그린다. 우연한 기회에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하게 된 대학교수 태준(박해일)과 그의 아내이자 재벌가가 운영하는 미술관의 부관장인 수연(수애)이 주인공이다.

이미 사회적으로 높은 위치에 있는 이들에게 상류사회는 조금만 더 노력하면 발을 들여놓을 수 있는 곳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들만의 리그'는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다. 재벌과 조폭, 정치권력은 결탁해 부부를 추악한 뒷거래로 끌어들이고, 이들은 그 덫에 걸려 발버둥 친다.

최근 서울 종로구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변혁 감독은 "결국은 지켜야 할 선에 관한 이야기"라며 "욕망의 노예가 되지 말자는 각성을 말하고 싶었다"고 했다.


다음은 변 감독과 일문일답.

-- 영화 연출은 오랜만이다. 그동안 어떻게 지냈나.

▲ 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무용이나 오페라 공연 작업 등을 해왔다. 장편영화는 최소 1년 이상 시간이 걸리니까 엄두를 못 내다가 2014년 처음 이야기를 구상해 3년에 걸쳐 영화를 완성했다.

-- 신작 구상 계기는.

▲ 1950년대 흑백영화로도 만들어졌던 정비석 소설 '자유부인'을 2010년에 현대무용('자유부인, 2010')으로 만들었다. 무용과 미디어아트 등을 결합한 복합장르였다. 그 작품을 연출하면서 자극을 받았다. 이런 이야기를 현대화해보는 것도 재밌겠다는 생각을 했다. 여자 이야기가 아니라 이 시대의 젊은 부부 이야기로 확장해서 시나리오를 썼다.

-- 여러 유명 스캔들을 떠올리게 하는 장면이 제법 있다.

▲ 1930년대 만든 한국영화 '미몽'에도 비슷한 장면들이 있다. 사실 정치와 권력, 재벌과 연관된 이야기는 중세부터 있었다. 조금씩 포장이 바뀐 것뿐이다. 시나리오를 쓸 때 특정 사건이나 특정인을 염두에 둔 것은 없었다. 현실에 비슷한 것들이 있다면 분명히 우연이다.


-- 극 중 부부가 보여준 욕망에 비해 대가가 너무 큰 것 같다.

▲ 어느 지점까지가 욕망이고 탐욕일까. 무언가를 하다 보면 그 정도가 심하게 되는 지점이 있는 것 같다. 예를 들어 태준은 자신이 생각한 서민경제를 하기 위해 정치를 하겠다고 하다가, 어느 순간 그 서민경제를 이용해서라도 정치인이 되려고 한다. 주객이 바뀐다. 수연도 마찬가지다. 결국, 지켜야 할 선에 관한 이야기다. 좋은 마음으로 추구했다가 어느 순간 본질을 잃어갈 때, 그 본질을 생각해보자는 것이 주제다. 수연의 대사에도 나온다. 어느 순간 내가 선택한 것이 아니라 내가 욕망에 이끌려가고 있다는 각성, 주인으로서 욕망을 추구하겠지만, 노예가 되지는 않겠다는 자각을 말하고 싶었다. 그런 의미에서 결말은 호불호가 갈릴 만하다. 영화는 촌스럽지 않게 포장하더라도, 메시지는 촌스러웠으면 했다. 너무 쿨한 척하는 게 싫었다.


- 극 중 상류사회 모습은 이미 현실이나 다른 작품에서 많이 봐왔는데.

▲ 제목이 상류사회이지만, 사실 절대적인 분량 면에서 상류사회를 다루는 부분은 적다. 오히려 태준 부부의 집과 삶을 보여준다. 우리가 알고 있는 전형적인 상류사회를 바라보는 두 주인공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영화 속 재벌도 차이가 있다. 그들 역시 '돈만 있는 사람들'이라는 시선을 뛰어넘고 싶어하는 결핍이 있다. 그래서 예술가로 인정받고 싶어한다.

-- 재벌 한용석을 연기한 윤제문과 일본 AV 배우 하마사키 마오의 전라 정사신은 꼭 필요했나.

▲ 한 회장은 자신의 그런 행위를 예술작업이라고 칭한다. 조명도 환하게 하고 제단 위에서 마치 제의처럼 한다. 그래서 어둡고 음험하게 찍으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한 회장은 그 예술작업을 또 다른 예술가와 콜라보(협업) 개념으로 한다. 한 회장의 허영심을 봤을 때 그 방면에서 지명도가 있는 사람을 골랐을 것 같아 그 일본 배우를 섭외했다. 한 회장의 뒤태가 나오는 것도 그렇고, 한 회장의 위선적인 추악함을 드러내는 것이 목표였다. 그 장면 자체로는 정당하지만, 관객은 불편하게 느낄 수도 있다.


-- 배우들은 어떻게 캐스팅했나.

▲ 수애에게 먼저 접촉했다. 여주인공 수연은 외모적으로는 대단히 여성적이면서 동시에 강단 있게 자신의 주장을 하는 그런 강한 느낌이 났으면 했다. 수애는 '드레수애'로 불리지만 영화 속에서는 바지를 주로 입는다. 커리어로 경쟁하려는 여성으로 비치길 바랐다. 또 돌려서 말하기 싫어하고, 자신의 바람에 솔직한 인물로 나온다. 수애랑 대화하면서 그런 수연의 대사를 쓰기가 더 쉬워졌다.

박해일과 수애는 외모적으로 굉장히 닮았는데, 일하는 스타일은 전혀 다르다. 박해일은 준비가 정말 철저한데, 연기는 막상 '허당스럽게' 한다. 반면 수애는 평소에는 '힘이 없어 죽을 것 같다'고 하다가 카메라가 돌아가면 냉정하고 칼같이 연기한다. 그런 둘의 케미가 잘 맞은 것 같다.


- 최근 '악플러'들을 고소했는데. (※변 감독은 고 이은주와 얽힌 허위 루머를 지속해서 퍼뜨린 네티즌들을 이달 초 허위사실 유포 등의 혐의로 고소했다.)

= 그동안 대응을 안 하고 있었지만, 제 개인 문제가 아니라 영화 문제여서 대응하게 됐다. 영화 자체로만 평가받으면 좋겠다. 시간이 꽤 오래 지났는데도, 아직도 (그런 루머가) 있더라. 개인적으로는 안타깝고 마음이 아프다. 그 사건이 또 언급되면서 가족들에게 상처 주는 것 같아 마음이 안 좋았고, 부당하다고 생각했다.

fusionj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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