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사 소실위기 모면 … 강풍으로 진화 어려움

지난 27일 오전 11시경 충북 영동군 양산면 가선리 야산에서 발생한 산불이 28일 오전 다소 소강상태를 보이다 오후 들어 강풍으로 인해 되살아나 천태산으로 옮겨 붙었다.

이날 불은 밤 9시 현재 임야 약 10여㏊와 소나무 및 잡목 등을 태우고 강풍을 타고 천태산 본산 쪽으로 계속 번지고 있어 피해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가산리 야산에서 번진 불이 천태산 옥새봉 기슭으로 옮겨 붙자 오후 2시30분부터 산림청 헬기 8대와 소방헬기 2대, 군용헬기 4대, 소방차 22대, 공무원, 군인, 소방대원 등 1000여명이 투입돼 진화작업을 벌였으나 밤이 어두어지고 바람이 강하게 불어 불길을 제대로 잡지 못했다.

이날 산불은 오후 4시30분 들어 천태산 옥새봉을 넘어 초속 7m가 넘는 강풍을 타고 영국사(寧國寺) 쪽으로 번졌으나 사찰 50m 앞에서 불길이 잡혀 제2의 낙산사 사태는 간신히 모면했다.

이에 앞서 영동소방서 산불진화 대원들은 산불이 인근 천태산 영국사로 옮겨 붙을 것을 우려해 영국사 주차장 및 사찰 주변에 소방차를 집중 배치, 방화선을 구축하고 대웅전에 있는 탱화 및 국보급 유물들을 안전한 장소로 옮겨 놓은 후 진화작업을 계속했다.

특히 영국사 신도회 회원 50여명은 영국사가 위태롭다는소식을 전해 듣고 생업을 중단한 채 사찰로 모여들어 법당에 있는 불상과 탱화 등 100여점 불교유물을 미리 준비한 트럭을 이용해 안전한 장소로 옮겼다.

영국사에는 천연기념물 제223호인 은행나무(높이 31m, 둘레 11m)를 비롯해 부도(浮屠·보물 제532호)와 원각국사비(圓覺國師碑· 〃 제534호), 삼층석탑(〃 제533호) 등 귀중한 문화재가 소실 위기를 맞기도 했다.

또한 영동군은 영국사 주변인 양산면 호탄리 영국동마을 및 3개리 44가구 주민 394명을 대상으로 긴급대피 조치를 내리는 등 일대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날 산불 진화작업 현장에는 이원종 충북지사, 조연환 산림청장, 손문주 영동군수, 장석화 충북소방본부장 등이 찾아 관계자들을 격려하고 산불 진화작업을 지휘했다.

?/김재광·영동=배은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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