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자국이어 각종 古生物화석 무더기 발견

<속보>=충북 영동에서 중생대 공룡 발자국이 최초로 발견된 데 이어 또다시 비슷한 시기의 물고기, 조개, 곤충, 소철류 등 각종 고생물(古生物) 화석이 다량 발견됐다.

이와 함께 건열(mud crack), 벌레천공(worm burrow), 연흔(ripple mark) 등 건조기의 옛 호수 주변에 나타나는 화석들도 무더기로 발견돼 당시 영동분지 자체가 커다란 호수와 강, 산으로 이뤄졌던 중생대 상부 백악기 시대의 '공룡 낙원(樂園)'이었음이 밝혀졌다.

▲ 충북 영동에서 공룡 발자국에 이어 각종 고생물 화석이 발견된 가운데 전희영 박사가 공룡의 먹이로 추정되는 고식물의 화석을 설명하고 있다.
/영동=한상현 기자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전희영(고식물학)·이융남(척추 고동물학) 박사팀과 충청투데이 취재팀은 21·27일에 이어 28일 영동지역을 공동 답사, 공룡 발자국이 찾아진 영동읍 비탄·계산(귀골)리를 비롯해 양강면 만계리와 황간면 용암리 등 네 곳에서 각종 고생물 화석과 건열·벌레천공·연흔 화석들을 찾아냈다.

공동답사팀은 비탄·계산(귀골)리 단층 경사면에서는 게, 벌레 등 고동물들이 파고들어간 구멍에 다른 물질이 들어가 화석화한 벌레천공과 건조기 진흙바닥이 거북 등처럼 갈라진 상태로 화석화한 건열을 다량 확인했다. 또 양강 만계리와 황간 용암리 단층에서는 벌레천공, 건열, 연흔(물결로 인해 연이어 생겨난 파도무늬형 화석)과 함께 조개(2매패류), 물고기(비늘화석 포함), 곤충 등의 고동물 화석과 원시은행·속새·소철·측백류 및 구과류(毬果類:소나무과 식물의 열매) 등 고식물 화석 수백 편(片)을 발견해 냈다.

공룡 발자국을 포함해 각종 고생물 및 흔적 화석이 찾아진 지층은 모두 중생대 상부 백악기층에 속하는 '산이리층'과 '동정리층'으로 확인됐으며, 특히 고생물 화석이 집중 발견된 산이리층계의 만계리 단층은 유기물질이 많이 함유된 검은 셰일(black shale)과 사암, 역암으로 구성돼 있어 '다소 수심이 깊었던 지역'이었음을 나타내 주는 등 당시 이곳이 호수와 강, 산이 어우러졌던 지형임이 밝혀졌다.

이처럼 한반도 내륙인 영동지역에서 중생대 상부 백악기의 각종 고생물 화석을 다량으로 함께 찾아낸 것은 국내 처음 있는 일로, 학계조차 보고된 적이 없는 '뜻밖의 수확'으로 여겨지고 있다. 특히, 그동안 공룡 화석이 집중 찾아진 경상·전라·황해도 지역이 모두 바다와 접해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학술적 가치가 더욱 큰 귀중한 자료로 평가되고 있다.

공동답사팀의 전 박사는 "이번에 찾아진 공룡 발자국이나 각종 고생물 화석은 모두 비슷한 시기의 것으로 약 8000만년 전인 중생대 상부 백악기의 고환경(古環境)을 복원하는 데 없어서는 안될 귀중한 자료"라며 "특히 원시은행·속새·소철·측백류 및 구과류가 다수 발견됨에 따라 당시 살았던 공룡(수각·조각·용각류)들이 이들 고식물을 먹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등 공룡을 중심으로한 환경·생태를 밝혀내는 데 더없이 필요한 자료"라고 설명했다.

전 박사는 또 "이번에 함께 발견된 연흔, 건열, 벌레천공 화석은 당시 이 지역이 커다란 호수였음을 알려 주는 등 영동지역의 고(古)지리·환경적 특징을 밝힐 수 있는 자료로서뿐만 아니라 한반도 중생대의 기후적 특성과 생물상, 생태, 지각 변동 등 모든 관련 분야의 규명자료로서도 활용가치가 매우 크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김성식·박연실·영동=배은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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