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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 투게더] 19 상처투성이 가족- 4편
수정이에게 아버지는 공포
위축된 생활…‘춤’으로 활기

수정(13·가명)이에게 아버지란 존재는 언제나 공포의 대상이다. 알코올 중독자인 아버지는 매일 술에 찌들어 있고 그 후폭풍은 항상 가족들이 감당해야 했다. 아버지는 술만 먹으면 엄마와 오빠들을 괴롭혔고 술주정은 단순한 폭력을 넘어 생사를 위협할 수준이었다. 칼부림은 기본이며 온갖 흉기로 가족들을 공포에 빠트렸으며 보다 못한 첫째 오빠는 자살까지 시도했다.

그런 매 맞는 엄마와 오빠들을 보고 자란 수정이의 심리상태는 언제나 불안정하다. 정신적으로 크게 의지했던 첫째 오빠와 둘째 오빠는 아버지의 폭력에 못 이겨 결국 가출했고 10년이 넘도록 연락 두절 상태다. 셋째 오빠마저 최근 군입대를 해 현재 수정이를 지켜줄 수 있는 사람은 엄마 경자(53·가명) 씨 뿐이다.

알코올성 치매증상을 보이는 아버지는 외출을 하면 집에 찾아오지 못할 때도 많아 가족들의 걱정만 늘어간다. 또 가스 불을 제대로 끄지 않아 화재사고 위험에도 노출된 상황이다.

이러한 열악하고 불안한 가정환경은 수정이를 자꾸만 위축시키고 있다. 이는 곧 학교생활에까지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고 수정이는 친구들에게 왕따를 당하기도 했다. 심각한 정서적 학대를 지속적으로 받은 수정이는 트라우마와 상처가 깊다.

그런 수정이가 최근 관심이 생긴 분야가 있다. 우연히 한 복지기관에서 지원하는 댄스강습을 접하게 된 수정이는 조금씩 생기가 돌고 있다. 지난 5월 유성온천축제 댄스대회에 참가하기도 하며 춤에 소질을 보이고 있다. 한창 배우고 싶은 것도 많고 궁금한 것도 많을 나이인 수정이는 가정형편 때문에 사교육을 받을 수 없어 복지기관에 의존하는 실정이다. 내년이면 중학생이 되지만 남들 다니는 학원 하나 제대로 다닐 수 없다.

엄마 경자 씨는 수정이가 학교에서 배운 내용을 물어볼 때면 제대로 대답해 줄 수 없어 안타깝기만 하다. 경자 씨는 “가방끈이 짧은 부모를 만나 수정이가 온전히 자라지 못하는 것 같아 면목이 없고 미안할 따름”이라며 “애들 아빠가 정신적 육체적으로 문제가 많아 제대로 된 밥벌이를 하지 못하기 때문에 가세가 계속 기울고 있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이어 “나라도 일을 해 우리 수정이를 벌어 먹여야 하는데 건강이 따라주기만을 간절히 바라고 있다”고 소망했다. <끝>

최윤서 기자 cy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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