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카르타=연합뉴스) 배진남 기자 = 안세현(오른쪽)이 16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겔로라 붕 카르노(GBK) 아쿠아틱센터에서 훈련하고 나서 호주 출신 지도자인 마이클 볼 코치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2018.08.16.
hosu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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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카르타=연합뉴스) 배진남 기자 = 안세현(오른쪽)이 16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겔로라 붕 카르노(GBK) 아쿠아틱센터에서 훈련하고 나서 호주 출신 지도자인 마이클 볼 코치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2018.08.16. hosu1@yna.co.kr (끝)
▲ 역영하는 안세현. [연합뉴스 자료사진]
▲ 역영하는 안세현. [연합뉴스 자료사진]
▲ 기록 살피는 안세현. [연합뉴스 자료사진]
▲ 기록 살피는 안세현. [연합뉴스 자료사진]
[아시안게임] 안세현 "접영 200m에 승부…나를 다시 넘어볼래요"

(자카르타=연합뉴스) 배진남 기자 = "나 자신을 다시 한 번 넘어보고 싶어요. 도전해보겠습니다."

16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겔로라 붕 카르노(GBK) 아쿠아틱센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수영종목 경기가 열릴 이곳에서 한국 여자수영의 간판 안세현(23·SK텔레콤)이 차분하게 물살을 가르며 대회 준비를 이어갔다.

안세현은 자신의 두 번째 아시안게임 무대인 이번 대회에서 접영 50m, 100m, 200m에 출전한다.

박태환(인천시청)이 불참하는 이번 대회에서 안세현은 개인혼영 국내 최강자인 김서영(경북도청)과 함께 한국수영의 아시안게임 금맥을 다시 이어줄 후보로 꼽힌다.

한국수영은 4년 전 안방에서 열린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1978년 방콕 대회 이후 36년 만의 '노골드'라는 수모를 당했다.

안세현은 지난해 7월 헝가리 부다페스트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한국수영 역사를 새로 썼다. 여자 접영 100m와 200m 두 종목에 출전한 그는 한국신기록을 3차례나 작성하며 접영 100m에서는 5위, 200m에서는 4위에 올라 한국 여자수영 선수로는 역대 최고 성적을 잇달아 갈아치웠다.

이번 아시안게임을 대비해 전담팀과 함께 6월 중순 호주 케언스로 건너가 담금질해 온 안세현은 지난 14일 결전지인 자카르타 땅을 밟았다.

안세현은 "호주에 있을 때는 시간이 다가오긴 했어도 '정말 대회를 하는 건가' 싶었다"면서 "막상 대회 경기장에 와보니 분위기도 다르고 선수촌에서 많은 선수도 보면서 실감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안세현은 올해 아시안게임 대표선발전은 무난히 통과했지만 제 기량을 온전히 보여주지 못하는 등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역영을 펼친 뒤로 다소 가라앉은 모습이었다.

그는 "세계선수권대회 이후 나 스스로 기대도 컸고 압박감 때문에도 훈련도 더 열심히 했다"면서 "하지만 올해 선발전 등 대회를 치르며 내 느낌과 맞아떨어졌던 적이 없었다. 슬럼프 아닌 슬럼프를 보냈다"고 지난 1년을 되돌아봤다.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 이후 안세현을 향한 주위의 기대는 잔뜩 커졌다.

이런 상황을 모를 리 없는 그는 "현실을 피하기보다는 더욱 열심히 해서 보여주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면서 정면돌파를 선택했다.

안세현은 이번 대회에 출전하는 접영 세 종목의 한국기록을 모두 갖고 있다.

접영 100m에서는 울산 효정고 1학년생이던 2011년 전국체육대회에서 처음 한국기록을 깬 뒤 지난해까지 한 해도 거르지 않고 한국기록을 새로 썼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접영 200m가 그의 금메달 타깃이다.

접영 50m와 100m에는 일본의 기대주인 18세의 이키 리카코가 버티고 있다.

이키는 지난 9∼14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2018 팬퍼시픽선수권대회 접영 100m에서 56초08로 일본 신기록이자 대회 신기록을 세우고 우승했다. 올해 세계랭킹 1위 기록이다.

접영 50m에서는 올 시즌 기록 25초11로 세계 2위, 아시아 1위에 올라있다.

안세현의 최고기록은 접영 50m는 26초30, 접영 100m는 57초07이다.

팬퍼시픽선수권대회가 열릴 때 호주에서 훈련 중이었던 안세현은 이키의 경기 영상을 직접 찾아봤다고 한다.

안세현은 "이키는 역시나 강한 선수라 생각했다. 내가 그만큼 분발해야겠다는 생각도 많이 했다"면서 "내게 부족한 점이나 그동안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점 등을 찾을 기회였다"고 털어놓았다.

하지만 이번 대회 자유형 종목에도 나서는 이키는 접영 200m에는 출전하지 않는다.

접영 200m에서는 팬퍼시픽선수권대회에서 2분07초66의 기록으로 은메달을 딴 일본의 모치다 사치가 올해 아시아 선수 중 랭킹 1위다.

안세현은 지난 5월 도쿄에서 열린 일본오픈에서 은메달을 딸 때 2분08초42로 자신의 최고 기록(2분06초67)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올해 아시아 선수 중 2위 기록을 갖고 있다.

결국 안세현은 결국 모치다를 비롯해 중국의 장위페이, 일본의 하세가와 스즈카 등과 금메달을 다툴 것으로 전망된다.

안세현은 "작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기록이 잘 나와 접영 200m에 확신을 갖고 훈련해 왔다"면서 "준비가 잘 된 것 같다. 접영 200m에서 한번 승부를 걸어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세 종목 다 시상대에 오르는 게 이번 대회 첫 번째 목표다"라면서도 "다만 시상대에 올라서더라도 내가 만족할 수 있고 부끄럽지 않은 상태로 오르고 싶다"고 덧붙였다.

그러고는 "나 자신을 다시 한 번 넘어보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호주 국가대표팀을 이끌기도 한 명지도자이자 안세현을 가르치는 마이클 볼(호주) 코치는 안세현과 훈련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면서 "네 나이 젊은이들처럼 즐겨라. 하지만 경기장에 오면 해야 할 것은 꼭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이번 대회에서 안세현의 성적을 예상해 달라고 하자 "선수들에게 늘 '결과가 아니라 자신에게 집중하라'는 말을 들려준다"고만 말했다.

그러면서도 "접영에서 50m부터 200m까지 뛰면서 세계 상위권 성적을 내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라면서 안세현이 걷는 길에 힘을 실어줬다.

hosu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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