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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 춘추]
박용갑 대전 중구청장


역대 최장의 폭염이 한반도를 뒤덮고 맹위를 떨치고 있다. 단순하게 찌는 듯한 더위가 아니라 태풍 홍수 가뭄 지진처럼 국가적인 재난상태가 온 것이다.

질병관리본부가 지난 6일 집계한 '온열질환 감시체계 발생현황'에 따르면 5월 20일~8월 5일까지 발생한 온열환자(열사병, 탈진, 실신, 경련 등) 수는 3329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230명)의 세 배 가까이 된다. 이중 사망자는 39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7명)의 5배가 넘는다. 전체 온열질환 중 2444건이 작업장·길가 등 실외에서 발생했고, 환자 비중은 65세 이상이 33%(1103명), 50대 20%(682명) 등 연령대가 높을수록 컸다.

올여름 살인적인 폭염은 한반도에만 찾아온 게 아니다. 지난 4일 스페인·포르투갈 등 남유럽 지역의 기온은 최고 47℃까지 치솟았고, 스웨덴·노르웨이 등 평균기온이 낮은 북유럽 지역도 연일 30℃ 이상의 고온에 시달리고 있다. 이처럼 전 세계를 덮치고 있는 극단적 기상재난의 가장 큰 원인은 바로 기후변화에 따른 지구 온난화임을 대부분 인정할 것이다.

지구 온난화를 추적하는 자료에 따르면 18세기 산업혁명 이전 280ppm이던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2011년 391ppm으로 증가했고, 2017년 현재 400ppm을 넘어섰다. 이때 지구 평균기온은 1℃ 상승했다.

만일 지금과 같은 수준으로 화석연료를 계속 태우면 30년 뒤에는 북극 얼음이 모두 녹고 이산화탄소 농도는 550ppm에 이른다. 지구 평균 온도는 지금보다 2℃ 오르고, 2100년쯤에는 최대 4.8℃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렇게 되면 현존하는 동식물 중 40%가 멸종 위기에 처하게 되고, 농작물 수확량 역시 60%에서 최대 80%까지 급감할 수 있다는 보고서도 존재한다. 그야말로 인류는 생존의 위기에 처하게 되는 상황까지 올수도 있는 것이다.

중구도 폭염을 맞아 고통을 받고 있는 취약계층을 보호하기 위해 무더위쉼터를 운영하는 등 다양한 대책을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폭염에 대비한 각종 대책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이웃에 대한 배려와 관심이다. 특히 취약계층에 대한 배려와 관심이야 말로 폭염을 이기는 가장 중요한 대책이 될 수 있다. 중구는 원도심으로 노령인구비율이 높고 취약계층이 많이 거주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이제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는 앞으로 인류가 공동으로 대처하고 해결해야 할 당면 과제이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른 때임을 잊지 말고 지구온난화에 대비함과 동시에 폭염이나 한파가 찾아 올 때 이를 재난으로 인식하고 주변에 있는 취약계층을 보호할 수 있는 배려와 관심이 기후변화에 대처하는 지혜로운 대책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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