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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범·충남본부 천안담당


천안시가 31억 원을 들여 조성한 ‘국민여가캠핑장’이 지역 사회에서 논란의 중심에 서고 있다.

기자만 해도 ‘캠핑장에 직접 가봤냐’는 시민 제보가 있기 전에는 솔직히 그다지 관심을 두지 않았던 곳이 바로 이 캠핑장이다. 독립기념관을 지나 목천읍사무소를 거쳐 또 한참을 들어가야 하는 곳에 위치해 있는 데다 국비를 포함해 상당히 많은 예산이 들어간 곳이니만큼 천안시가 알아서 멋지게(?) 만들어 줄 것이란 근거 없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러한 기대는 캠핑장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깨져버렸다. 캠핑장 사이트의 규모가 작은 것과 시설, 안전 문제 등은 차치하고서라도 아이들이 마음껏 뛰놀 수 있을만한 놀이터 조차 없어서였다. 얼마의 돈이 들었는지 모를 ‘데크로드’는 5분 정도 산책하면 끝나는 수준이었다. 간단히 말해 이 캠핑장을 일부러 찾을 만한 ‘킬러 콘텐츠’가 부족해 보였다. 그런데 취재 과정에서 더 놀랄만한 사실들을 발견하게 됐다. 수십억 원의 예산을 들여 캠핑장을 조성하는데 관련 분야 전문가의 참여가 없었다는 점이다. 시 관련 공무원 외에도 지역 대학 교수와 엔지니어링 업체 관계자가 참여해 의견을 냈고, 반영됐다는 것이 시의 설명이다. 하지만 해당 교수의 전공은 레저나 여가가 아닌 ‘조경’이었다. 게다가 설계 용역사가 작성한 최종보고회 자료에는 타 지역 우수 캠핑장에 대한 모니터링 자료조차 없었다. 그저 기존의 ‘용연청소년야영장’ 현황(이곳을 허물고 만든 곳이 국민여가캠핑장임) 등과 앞으로 어떻게 만들 것이라는 자체 의견이 담겼을 뿐이다.

이렇게 ‘그들’만의 의견을 토대로 만들어진 캠핑장이 이제 곧 시설물 인수인계를 거쳐 시범운영에 들어간다고 한다. 이러한 배경을 모른 채 이곳을 찾을 시민과 전국의 캠핑족들이 과연 천안의 국민여가캠핑장에 대해 어떤 평가를 내릴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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