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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 지속… 에어컨 사용 불가피 靑 국민청원 6만 5000명 동의
전체 사용량 80% 산업·상업용 누진세 미적용… 잇단 문제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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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아껴서 에어컨 사놨더니 누진세 무서워서 못 켠다는 게 말이 되는 건가요. 땡볕에 나가서 죽어라고 고생했는데 제발 집에서라도 시원하게 쉬고 싶습니다.” 누진세 개편 혹은 폐지를 요구하는 국민들의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5일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를 살펴보자 누진세를 폐지해달라는 청원글에 이날 오후 4시 기준 6만 5661명이 동의한 상태다.

‘누진세’를 검색하자 810건, ‘누진’을 쓰자 1000건이 넘는 글이 검색됐다. 게시물은 하나같이 정부에 전기료 누진세를 하루빨리 폐지해달라고 촉구하는 내용이다.

현행 전기료 누진세는 전기를 사용한만큼 요금이 부과되는 것이 아니라 많이 사용할수록 전기료가 할증되는 정책이다. 필수 사용구간인 1단계는 93.3원(200kW이하), 2단계는 187.9원(201~400kW구간), 3단계는 280.6원(400kW초과)으로 요금이 늘어난다.

한국전력공사에 따르면 4인 가구가 소비전력 1.8kW 스탠드형 에어컨을 하루 평균 3.5시간 사용하면 월 전기요금이 에어컨 사용 전보다 6만3000원 더 나온다. 이 가구가 여기서 2시간 더 에어컨을 사용하면 전기요금이 9만8000원, 한 달 동안 하루 10시간씩 에어컨을 튼다고 가정하면 17만7000원을 더 내야 한다.

요즘같이 폭염이 이어지는 날씨 속에서 에어컨을 장시간 틀면 누진세 폭탄이 불가피한 구조다.

한 청원인은 누진세 폐지를 요구하며 “가마솥같은 폭염으로 인해 전기를 안 쓸수도 없고 하루 벌어 하루먹고 사는데 전기세로 몰빵되는 신세가 됐다”고 호소했다.

또 다른 청원인은 “전체 전력 사용량의 80%가 넘는 산업용과 상업용 전기료에만 누진세가 적용되지 않는다던데 대체 누구를 위한 제도냐”며 “에어컨을 틀까 하다가도 전기세가 겁나 찬물샤워로 버티고 있다. 정부는 말만 하지 말고 하루 빨리 누진세를 폐지해달라”고 청원했다.

전문가들도 현행 누진세가 서민들의 경제적 부담을 가중하고 있다며 누진세 개편이 이어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배재대 최호택 행정학과 교수는 “만약 에어컨을 틀지 않아도 견딜 수 있는 상황이라면 누진세를 굳이 손댈 필요가 없다”며 “그러나 현재는 에어컨을 틀지 않으면 국민 건강과 직결될만큼 생존이 달린 문제다. 현 정부가 국민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다고 한 만큼 누진세 문제도 현 기온상황에 맞게 탄력적으로 완화해주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전경실련 이광진 정책위원장은 “한시적인 인기부합성 정책은 안된다”면서도 “폭염이 심각한 상황인만큼 서민들을 위해 계졀별 누진세 적용 등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홍서윤 기자 classic@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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