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음식점 10곳中 3곳 폐업, 올 전국폐업률 90%육박 전망
나홀로·가족과…일자리창출↓, 지역 경제도 동반악화 우려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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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합뉴스
충청권 경제활동인구의 20%를 차지하는 자영업이 끝없는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내수부진 속에서 소비 침체 여파로 매출은 급감하는데다 최저임금이 2년 새 30% 가까이 오르면서 폐업률만 고공행진을 기록하는 상황이다.

30일 국세청 국세통계 등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대전지역의 음식점 등 주요 자영업종의 평균 폐업률은 2.0%로 직전인 상반기 대비 최소 1%p, 최대 2.0%p 증가했다. 지역 내 음식점만 놓고 보았을 경우 10곳 가운데 3곳이 지난해 하반기 문을 닫은 상태다.

지역의 자영업계는 이 같은 폐업 위기가 더욱 심화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전국 자영업 폐업률이 2016년 77.8%에서 지난해 87.9%로 급증했던 추세를 놓고 봤을 때 올해 폐업률은 90%에 육박할 것이란 이유에서다. 폐업률 90%는 전국 자영업자 가운데 100만명에 달하는 수준이다. 더욱이 올해 1분기 전국 자영업자 매출은 지난해 같은 분기 대비 12.3% 떨어지는 등 지역을 불문한 소비침체 분위기를 그대로 반영하는 상황이다.

자영업의 위기는 또다른 수치로도 드러난다. 한국은행의 ‘7월 향후경기전망 소비자동향지수(CSI)’를 보면 자영업자 지수는 79로 임금근로자보다 12p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는 자영업의 소득 수준이 임금근로자 수준을 밑돌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지난해 대전지역 자영업의 연 평균 영업이익은 2880만원으로 월 240만원 상당의 소득을 나타낸 반면 상용직 노동자의 평균 월급은 331만 7000원으로 100만원 가까이 차이를 보였다.

대전 서구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점주 최모(53) 씨는 “편의점 점주들의 월 평균 수익이 지난해 190만원 수준에서 올해 130만원 수준으로 뚝 떨어졌다”며 “영세 자영업자가 아르바이트생보다 소득이 줄면서 고용을 축소하거나 이참에 폐업을 결심했다는 이야기가 심심찮게 들려온다”고 토로했다.

이처럼 자영업 관련 지표가 모두 최악으로 치달으면서 폐업률을 끌어올리는 것은 물론 자영업 생태계조차 바꾸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미 지역 내에서는 '나홀로' 자영업 또는 영업에 가족을 동원하는 형태가 늘어나는 추세다. 충청지방통계청의 ‘2018년 6월 충청지역 고용동향’ 자료를 보면 지난 6월 대전지역의 무급가족종사자는 모두 2만 1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 대비 4000명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자영업에서 파생되는 일자리 창출을 저해하는 요소로 작용하는 상황이다.

이 같은 추세는 지역경제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역 경제계의 한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의 증가는 지역 총생산량의 누적 증대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앞으로의 최저임금 인상 등은 자영업 고용상황을 더욱 악화시키면서 지역경제를 더욱 악화시킬 것”이라며 “경기가 나빠지고 각종 비용이 급증하는 하반기부터는 무더기 폐업 등 상상 이상의 자영업 불경기 대란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이인희 기자 leeih5700@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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