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성화로 농촌학교 부활 '올인'

▲ 학생·직원을 합쳐 100명도 채 안되는 소규모 학교에서 특성화 교육에 앞장서고 있는 송국범 교장.
세계 최대 철새도래지의 명성뿐만 아니라 충남 서산의 가치를 높여주는 또 하나의 명물이 팔봉산과 가로림만이다.

천혜의 비경을 자랑하는 팔봉산과 섬들의 향연이 빚어낸 아름답고 풍요로운 가로림만은 지역의 정서를 대변하기에 충분하다. 그 풍족한 인심을 담아 청소년의 미래를 밝히는 팔봉중학교.

대자연을 배경으로 팔봉중학교는 소규모 시골학교지만 특성화를 통해 희망찬 미래를 향한 힘찬 나래를 펼쳐가고 있다.

학원교육이 필요없는 특성화 학교를 향한 도전의 중심에는 28년 동안 이 학교를 키워 온 송국범(55·사진) 교장이 서 있다.

"교육계의 총체적인 위기가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상황에서 학생들은 영웅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 영웅은 교사가 돼야 하고 교장과 교육공동체는 그 토대와 환경을 만들어야 합니다. 이것이 교육 정상화의 시스템이자 화려하지 않지만 꼭 필요한 농촌 소규모 학교의 미래입니다."

원론적인 얘기지만 강한 추진력과 실천이 뒤따르는 원론의 위력은 대단하다.

송 교장은 최근 교육환경 개선과 특성화 교육을 통한 교권 회복을 추진하는 한편 교사, 학부모, 지역사회가 함께하는 교육공동체의 역할을 강조하며 소규모 학교의 강점을 살려나가고 있다.

이 학교 전교생은 고작 78명, 교직원을 합해도 100명을 넘지 않는다. 작아서 아름다운 학교, 특성화가 가능한 이유다.

송 교장이 추진하고 있는 학원교육이 필요없는 특성화의 방향은 ▲원어민 외국어 특성화 교육 ▲외국 유학 기회 제공 ▲한문과 컴퓨터 졸업인증제 ▲국·영·수 수준별 교과 책임지도 ▲교육환경 개선으로 요약된다.

송 교장이 생각하는 특성화 실현에는 교사와 학생, 학부모의 신뢰가 바탕이 돼야 하며 이것은 목표 달성의 가장 중요한 요소이기도 하다.

이 학교의 특성화가 희망적인 것은 30여년간 계속되고 있는 '무감독시험'의 성공적인 자리매김이 입증한다.

교사와 학생간의 믿음이 바탕이 되지 않고서는 결코 이뤄질 수 없는 성과이며 이것이 바로 인성교육의 요체이다.

작은 학교지만 이 학교에는 원어민 외국어 교사가 3명이나 된다.

한 학급이 곧 한 학년인 점을 감안하면 과감한 투자다. 사교육비를 최소화해야 한다는 교장의 의지에서 비롯됐다.

학생들은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매일 한 시간씩 학년에 관계없이 수준별로 영어회화 수업에 참여한다.

"인종과 피부가 다른 외국인 교사와의 의사소통을 통해 학생들이 매우 적극적으로 변해가고 있습니다."

송 교장은 적극적인 학생자원과 집중적인 영어회화 교육을 바탕으로 내년부터는 국제교육문화 교류재단과 협정을 맺고 미국공립학교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정규 교과목에 대한 교육방식도 도전적이다.

여느 대학과 마찬가지로 열심히 노력하는 교사에게 교과교실을 주고 학생들을 맞이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오후 6시 저녁식사를 마친 학생들은 학원이 아닌 학교교실로 이동한다. 2시간30분 동안 수준별로 주요 교과목을 가르칠 선생님들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

서해안 시대 정보화·국제화에 대비, 한자(중국어)와 컴퓨터 교육도 소홀히 하지 않는다.

소규모 학교를 살리는 특성화 실현을 위한 송 교장의 역할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올해 지역 교육청에서 5000만원을 지원받아 도서관을 최첨단 시설로 꾸며야 하고 교실 냉난방 시설도 바꿔야 한다.

도 교육청 지정 2005학년도 농어촌특성화 학교로 2800여만원의 지원을 받는 만큼 성과물을 내놓아야 한다.

무엇보다 학생들과 직접 호흡하는 교사의 자질 향상을 위해 채찍을 가해야 하는 것도 송 교장의 몫이다.인근 초등학교 학생수의 감소 추세에 따라 팔봉중 입학생은 급격히 감소해 2011년 전교생이 50여명선으로 떨어질 전망이다. 팔봉중에 입학해야 할 학생 중 상위 15% 정도는 서산시내로 전출하는 상태고 교사의 평균연령도 비교적 높다.

학생 대부분의 가정형편이 어렵지만 학업 성취도에 관계없이 학원에 다니는 학생도 많다.

특성화를 골자로 한 팔봉중학교 발전 3년 계획은 이러한 농촌학교의 현실과 함께 소규모 학교 통폐합 논란 속에서 마련된 자구책이자 새로운 도전이다.

권정한 교무부장은 "대도시 학교들처럼 화려한 이력을 자랑하지는 못하지만 인성교육과 특성화를 바탕으로 소규모 농촌 학교의 화려한 부활을 위해 모든 교육공동체가 한마음 한뜻으로 교육 바로세우기에 참여하고 있다"며 "불도저같은 추진력을 가진 교육 매니저(송 교장)가 있어 희망은 밝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