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가 본 한밭수목원

▲ 25일 한밭수목원이 개원을 앞두고 대전지역 언론인들에게 공개, 둔산대공원 내의 수목원을 찾은 언론인과 관계자들이 각종 나무와 식물을 살펴보고 있다. /김대환 기자

? 28일 개장 앞두고 마무리 작업 한창
? 쑥부쟁이·백두옹·작약 '시민 유혹'
? 자연 옮긴 듯… 휴식 공간 손색 없어

봄볕을 한아름 머금은 금낭화(錦囊花)가 수줍은 웃음을 지으며 문지기 노릇을 하고 있다.

진달래의 호위를 받으며 야생화원을 끼고 관목원을 돌면 고향 집 뒤안을 흉내낸 실개천이 흐르고 대각선 방향으로 제법 물내음을 풍기는 습지원이 소박한 주인장 행세를 한다.

길섶에는 한참 물오른 민들레며 쑥이 반기고 한 무리의 쑥부쟁이는 제철을 고대하는 듯 푸른 잎으로 기지개를 켜고 있다.

아직은 얼굴색이 노란 대나무 숲은 곧은 허리를 편 채 절개를 뽐낼 태세고 백두옹(白頭翁)은 무성한 수염 고리기에 한창이다.

약초의 효험을 가진 작약도 나보라며 손짓을 하고 자주빛 향연을 준비 중인 매발톱꽃은 들숨 날숨을 반복한다.

오감을 자극하는 감각정원은 분수대와 자갈길로 한껏 멋을 부렸다.

개장을 사흘 앞둔 한밭수목원의 풍경이다.

도심 속 생태숲으로 인공 중 전국 으뜸이라는 대전시 서구 둔산동 한밭수목원은 미완의 숲이다.

꽃들이 요염한 자태를 부리는 동안 상수리나무숲과 졸참나무숲, 물오리나무숲, 굴참나무숲, 버드나무숲, 단풍·신갈나무숲은 내일을 기약하며 성장을 재촉하고 있는 키작은 숲이다.

울창한 숲을 기대한다면 적잖게 실망할 만큼 햇볕 한 점 가릴 수 없다.

그렇다고 성급하게 폄하해서도 안될 일이다.

486종 61만 8000본의 수목이 뿌리를 내렸다니 부지런히 광합성을 한다면 머지않아 근사한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삭막한 도시를 잠시 잠깐 잊고 산보하고 싶다면 지금 상태로도 손색이 없다.

수목원에 걱정도 남기고 왔다.

어떤 이는 지나친 사랑으로 꽃을 꺾고 어떤 이는 쓰레기를 버리고 흠집내기를 하며 벌써부터 볼썽 사나운 흔적을 남겼다.

오는 28일 문을 열고 시민들에게 첫 인사를 하는 한밭수목원이 휴식 및 여가공간으로, 학습과 환경교육의 장으로 화려한 신고식을 하기 원한다면 자연 그대로 즐길 줄 아는 시민의식이 전제돼야 한다는 노파심을 지울 수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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