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복
아신아트컴퍼니 대표·대전원도심문화예술in행동 사무국장


#1 예술가는 왜 가난할까?

늦은 밤 택시를 타고 집으로 향하던 중 택시기사가 나의 직업에 대해서 물어봤다. 연극한다고 하니까 정말로 멋진 일을 한다고 치켜세워주다가 “연극은 배고픈 예술이죠?”라며 웃으며 되물었다. 그래서 나도 웃으면서 대답했다. “배부르면 더 잘하는게 예술입니다.” ‘예술가는 왜 가난해야 할까’의 저자이며 네델란드의 한스애빙 교수에 따르면 “네델란드에서 자신의 예술 활동을 통해 벌어들이는 수입 수준이 빈곤선 이하인 비율은 전체 예술가의 40% 정도”라고 설명했다. 또 낮은 수입에도 계속 예술을 하려는 '열정'이 예술가에 대한 착취 구조로 이어졌다는 것이 한스 애빙 교수의 주장이다. 내가 활동하는 대흥동도 예술가라는 직업만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분들은 거의 찾아볼수가 없고 부업을 해야 할 정도로 먹고살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2 예술시장은 비영리 시장이다.

비영리의 국내 사전적 의미는 ‘재산상의 이익을 꾀하지 아니함’이지만 비영리의 영어 ‘nonprofit’으로 해석 하면 ‘금전적 이득이 없다’이다. 대한민국 정부와 각종 예술지원기관들은 비영리를 국내 사전적 의미로만 해석하는 듯하다. 그래서 그런지 예술가들은 돈을 벌어서도 안되고 돈을 밝히면 안되는 존재로 인식하고 있으며 더 나아가 개념정리도 돼 있지 않은 순수예술, 상업예술이라는 용어를 자연스럽게 사용하고 있다.

#3 대전형 메세나 운동이 필요하다.

메세나란 문화예술·스포츠 등에 대한 원조 및 사회적·인도적 입장에서 공익사업 등에 지원하는 기업들의 지원 활동을 총칭하는 용어이다. 대전은 어떠한가? 지역 내 기업과 예술인(단체)과의 유기적인 메세나운동이 상당히 부족한 실정이다. 또 열약한 예술소비시장으로 인해 청년예술인들의 탈 대전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이에 대전형메세나운동을 전개했으면 한다. 대전시 및 대전시의 사업소 및 유관기관의 입찰자격조건 개정해 병역특례 기업우대나 일자리 창출기업 같은 곳에 우대점수를 주듯 입찰 심사시 대전지역 내 문화예술 기여 포인트에 따라 우대 점수를 제공하는 것이다. 어느 남사당패의 축문이 떠오른다. “배우고 익힌 재주 나를 위해 쓰지 않고 남을 위해 살아야만 천상으로 되돌아갈 우리들 신세인데” 그렇다 예술가들의 예술은 내가 남을 위해, 보다 많은 사람들을 기쁘게·즐겁게 해주고 그리고 그들을 위로하기위해 오늘도 열심히 활동하고 있다. 그런 예술가들이 행복해지면 시민들은 더 행복해지지 않을까? 예술인이 행복한 대전시를 꿈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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