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지각 판도가 변하고 지진의 주범인 활성단층이 곳곳에 산재해 있어 한반도 역시 지진으로부터의 공포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 100년 동안 가장 강력한 지진 중의 하나로 손꼽히는 지난달 인도양의 리히터 규모 8.7의 강진이나 지난 연말에 최대의 인명참사를 기록한 인도네시아 지진 및 그에 따른 해일(쓰나미), 이달의 일본 후쿠오카 리히터 규모 7.0의 지진 등을 볼 때 더더욱 그렇다.

한반도도 지진으로부터 결코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한반도는 올해 들어서 100일 동안 10차례나 걸쳐 지진이 발생했다. 일본에서 발생한 지진이 한반도에 미친 8차례까지 감안하면 무려 18차례나 지진이 감지된 바 있다. 이런 추세대로라면 올해만도 한반도에서 일어날 지진은 어림잡아 65차례나 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는 지진이 가장 빈번하게 발생한 2002년의 47회를 훨씬 뛰어넘는 예상수치다.

그런데도 우리는 전국적으로 지진에 대한 대비가 거의 무방비 상태다. 지진에 의한 참사는 결국 건축물의 붕괴나 그에 따른 해일 때문이다. 그래서 건축물의 내진설계와 지진 예보 체계는 매우 중요하다. 특히 건축물의 내진설계를 보면 걱정이 아닐 수 없다. 전국의 건축물 중 내진설계로 건축된 건축물은 불과 1.5%다. 충청지역은 이에도 훨씬 못 미치는 아주 미미한 수준이다. 우리가 그동안 지진으로부터 얼마나 무감각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 주는 예다.

지진은 순식간에 많은 인명을 앗아 가고 많은 재산을 파괴한다. 지진은 여타 다른 재난에 비해 대처할 시간적 여유가 그리 많지 않다. 불과 1분 내외에 모든 것이 상황 종료되고 만다. 예방을 철저히 하지 않으면 지진은 대형 참사로 이어지고 마는 것이다. 지금 우리는 어떠한가. 지진으로부터 인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그 무엇보다도 예방 및 대응시스템이 중요하다. 더 늦기 전에 행정당국은 건축물에 대한 내진설계를 강화하고 지진 예보 시스템을 정착시켜 지진 피해를 최소화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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