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22일 개막하게 될 제23회 전국연극제는 작년 전국무용제에 이어 대전에서 열리는 전국 규모의 공연예술이라는 점에서 크게 반길 만하다. 서울을 제외한 전국 15개 시·도 대표 극단이 참가하는 이번 축제에는 미국, 프랑스, 카자흐스탄 등 해외동포 초청팀의 공연과 80여건의 부대행사도 계획되고 있어 관심을 끈다.

전국연극제는 이 땅의 대표 연극인들이 무대라는 공연매체를 통해 자신의 예술세계를 마음껏 펼쳐 보이는 것으로, 이미 국내 문화예술계 최고의 연례행사로 자리잡고 있다. 대전시는 이번 전국연극제를 통해 대전을 과학과 문화예술이 조화를 이루는 도시 이미지를 전국에 인식시킨다는 각오도 다지고 있어 기대해 볼 만하다. 첨단과학기술 도시라는 대전의 이미지를 부각시키기 위한 부대행사로 '로봇화가 초대전'을 비롯 '과학 라이브 코믹쇼' 등을 기획하고 있는 점도 돋보인다.

그러나 이번 축제는 연극이 소수의 전유물이 아니라 우리 주변에 친근하게 다가서는 순수예술이라는 점과 이를 국민에게 인식시키는 계기라는 점을 중요시해야 한다. 전국에 대전의 도시 이미지를 각인시켜 주는 일도 중요하지만 연극제라는 순수성이 훼손되거나 본말이 전도되는 일이 있어선 안 된다. 중요한 것은 시민의 참여도를 높여서 아직도 낯설게 여겨지는 연극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기회로 삼을 수 있어야 한다.

대전연극제를 맞아 요구되는 것은 이제 대전도 지역적 특성에 어울리는 예술을 발전시키는 정책을 적극적으로 강구해야 한다는 점이다. 우리는 지금 문화가 국부(國富)인 세상에서 살고 있다. 문화가 지닌 부가가치가 도시 이미지를 좌우한다는 점을 중요하게 여겨야 한다.

그동안 광주 비엔날레, 부산 국제영화제가 성공을 거두면서 도시 이미지 개선에 크게 기여했음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 문제는 대전이 지니고 있는 문화적 전통을 가꾸고 빛내면서 문화예술에 대한 자긍심을 높일 수 있도록 적극적인 투자가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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