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생활은 매일매일이 면접, 내용 확신 가져야 전달력도 올라
제스처 등 비언어적 표현도 준비, 설득할 사람·시간·장소 고려 중요
자신 위주 설명 말고 공감 끌어내야, 대전 ‘관인 1호’ 웅변학원 개원
지역 스피치 교육 전파 선구자

▲ 말하기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는 둔산스피치 이병배 원장. 최윤서 기자
논리적으로 생각하고 말하는 기술, ‘스피치 교육’의 중요성이 나날이 강조되고 있다. 최근 스피치 능력은 입시나 취업, 그리고 승진에서 반드시 필요한 경쟁력으로 작용하며 이와 함께 관련 학원도 급증하고 있는 추세다. 말하기 실력이 강조되는 현 시점, 대전 최초의 웅변·연설·면접·스피치 전문 학원장이 주목 받고 있다. 그 주인공은 둔산스피치 이병배 원장이다. 그는 1980년 중반 대전에서 관인 1호 충남웅변학원을 개원해 중·고·대학생뿐만 아니라 성인까지 대중적인 스피치 교육 시대를 연 선구자다. 정치권 활동과 입법부인 국회 근무 경력 등을 뒤로 하고 본업인 스피치 교육을 통해 말하기 노하우를 전파하고 있는 이 원장을 만나 ‘말 잘하는 비법’을 들어봤다.

대담=김일순 대전본사 교육문화부장

-말하기 교육이 강조되고 있는 이유는.

“말하기는 곧 경쟁력이다. 요새 대학 특강을 나가면서도 강조하는 부분이 취업 면접, 창업과 소통이다. 우리는 살면서 생각하는 것을 말하지 않고 살 수 없다. 특히 사회생활은 매일이 면접이다. 누군가가 자신을 평가할 때 대화는 그중에서도 중요한 판단 방법이 된다. 우리는 사회생활을 하면서 매 순간마다 평가를 받게 되고 내가 상대방에게 평가의 대상이 되기도 하지만 내가 상대를 평가하는 경우도 많다. 어떤 사람은 기획력이 뛰어난데 발표력이 부족하고, 융화력은 늘 칭찬받는데 리더십에는 의문을 갖게 되는 경우 등 장단점이 있게 마련이다. 결국 내 스스로를 냉정히 평가해 내가 잘 하는 것, 부족한 것, 채워야 할 것과 준비훈련이 필요한 사항 등을 준비해 나가야 하는데 이를 종합하는 교육이 결국 말하기 교육이라고 할 수 있겠다.”

-상대를 효율적으로 설득할 수 있는 비법은.

“제일 중요한 것은 말하는 ‘내용’의 완성도다. 자신이 하는 이야기에 대해 스스로 정리가 돼 있지 않고 확신이 없다면 전달력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 다음은 전달력 즉 스킬이다. 세 번째는 눈빛, 제스처, 발성 등 비언어적 표현이다. 마지막으로 내가 설득할 ‘사람’과 ‘때’ 그리고 ‘장소’에 대한 구분이다. 듣는사람의 연령, 성별, 직업적 특성 등과 언제 어디서 이야기하는지 조차 모두 고려돼야 한다. 이런 준비가 돼야 상대를 설득할 확률이 높아진다.”

▲ 이병배 원장의 대중 스피치 모습 . 이병배 원장 제공
-요즘 학생들의 말하기 능력은 전반적으로 어떤가.

“많은 충청권 대학에서 재능기부로 강의를 하고 있는데 요즘 학생들을 보면 일단 자신감이 부족하다. 제대로 질문하고 대답할 수 있는 능력의 기본적 심리상태는 ‘자신감’이다. 자신감이 부족한 이유는 결국 어릴 때부터 당당하게 자기 표현할 수 있는 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제2외국어에 대한 조기교육은 한국사회에서 거의 필수적으로 요구되고 있다. 하지만 우리가 일생을 살면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언어는 결국 모국어다.

따라서 언어교육은 초·중·고등학생 때부터 큰 틀에서 길게 보고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 최소한 주어진 상황에 본인의 역할 및 전달력이 몸에 배어 있어야 한다. 그래야 언제든지 어느 곳에서나 누구 앞에서나 할말하는 학생이 될 수 있고, 어떤 상황에서도 적응하고 적극성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배워야 할 본인을 만나보고 대화를 나누어 보아야 ‘나도 할 수 있다’라는 자신감부터 길러야 할지, 발음 음성, 내용적 준비, 발표방법, 태도적 상황부터 배워야 할지가 결정 될 수 있다.”

-대입이나 취업 면접은 어떻게 준비해야 하나.

“면접은 그야말로 기술이다. 일단 기본적으로 자기소개서가 궁금해야 면접까지 이어진다. 면접자에게 자기소개서에 대한 관심도를 높인 후 이를 전제를 두고 질문에 답해야 한다. 면접은 준비하는 것이지 운이 결코 아니다. 스피치 성과는 결과를 얻어야한다는 것에 일반적인 말하기와 차이가 있다. 결과를 얻는 언어 능력은 결국 상대를 위한 말하기가 이뤄져야 한다. 가수는 자신이 부르고 싶은 노래를 부르는 게 아니라 관객이 듣고 싶어 하는 노래를 불러야 하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면접을 준비하는 대부분의 수험생이나 취업준비생들의 어떻게, 어떤 준비를 해야 할지 잘 몰라 고민을 한다. 같은 질문에도 태도나 어조가 중요할 수도 있고, 답 자체를 명확히 정리하는 것이 우선일 수도 있다. 이는 평가하는 사람이 제 각각이고 어떤 관점에 중요도를 두느냐에 따라 다르기 때문이다. 요즘은 대학이 입학사정관 제도가 도입된지 오래고, 기업에서도 면접의 계량화가 이뤄져 점수의 차별화가 분명하게 나타나는 추세다.

따라서 면접은 복불복이라는 고정관념은 버리는 것이 좋다. 기본적으로 면접의 본질은 깨달아야 하고 질문의 핵심을 짚어내 대답하는 기술로 구체적인 답변계획을 미리 준비하는 공부와 훈련이 필요하다. 그저 모범 답안을 준비하듯 예상질문에 대한 외우기식 답변은 좋은 면접 준비라 할 수 없다. 아무리 쪽집게라도 그 질문 내용이나 행태, 질문자의 의도까지 맞추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면접의 유형에 따라 함축하고 있는 핵심파악 능력을 기르고, 어떤 식으로 답변을 제시해야 하는가 하는, 기술적 훈련이 면접준비라 할 수 있겠다”

▲ 이병배 원장이 학생들에게 스피치 교육을 하는 모습 . 이병배 원장 제공
-정치인들의 스피치 특징은 조금 다를 것 같다.

“정치인들의 스피치는 기본적으로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한 시민, 국민의 설득과 동의를 얻어야 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자신의 연설을 듣고 공감하거나 동의를 얻어야 하기 때문에 보다 깊이 있는 내용과 기술이 요구된다. 그 중에서도 선거시즌 TV토론에서 정치인들의 스피치에는 세 가지가 필요하다. 전달력과, 시간제한에 대한 적응력, 마지막으로 연기력이다. 유세현장에서의 스피치에는 특별함이 필요하다. 들을 준비가 된 청중들을 상대로 한 말하기와, 들을 준비가 돼 있지 않는 청중들을 듣게끔 하는 스피치는 엄연히 다르기 때문이다. 훌륭한 정치 연설의 차이는 결국 여기서 벌어진다. 들을 의무가 없는 사람들을 듣게끔 해서 감동을 주고 설득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제대로 된 스피치 교육이 필요한 이유는.

“대전의 모 고등학교 1학년 학생이 4차산업에 대한 발표자로 뽑혔다며 주말 수업을 부탁해 온 적이 있다. 고등학생이 돼 첫 전학년 공개발표라 부담도 컸고, 각 반의 경쟁적 욕심도 충족시켜 줘야 할 의무감에 많이 긴장하고 있었다. 준비한 자료에 대한 정리를 마치고, PPT설명을 하는데 6분 기준 시간에 3분25초밖에 걸리지 않았다. 2시간 수업 후 다시 전체설명을 하는데 이번에는 5분 30초 정도가 소요됐다. 같은 내용과 분량이었지만 스피치 교육 후 시간에 차이가 생긴 것이다. 스피치 교육은 다른 기능과 달리 잘 하면 할수록 천천히 하게 된다. 스피치 교육은 일반적인 말하기와 달리 발음, 고·저 장단, 속도, 내용의 강조, 설명의 방법이 각각 다르다. 자신 위주의 설명 발표에서, 듣는 상대의 공감과 이해를 위한 상황이 다른 것도 스피치 교육이 필요한 이유다.”

-마지막으로 관인1호 스피치 학원 설립자로서 어떤 교육자가 되고 싶나.

“1980년대만 해도 스피치 학원에 대한 관심은 물론이고 관인 기준도 없었다. 교육청이 관인하는 충남웅변학원으로 대중스피치를 시작했다. 강연도 많이 했고 면접 등을 앞둔 학생을 대상으로 일대일 지도도 많이 했다. 지금 가장 큰 소망은 스피치 대중화를 이루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제대로’, ‘잘’ 교육해 대전에서 더욱 많은 이들에게 스피치 교육을 통해 스스로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말하기 노하우와 비법을 전파하겠다.”

정리=최윤서 기자 cy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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