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 칼럼] 김종성 충남도 일자리노동정책과장

요즘 중소기업 현장에 가보면 외국인 노동자들이 많이 일하고 있다. 우리 청년들은 일자리가 없다고 아우성들인데 왜 이런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우리는 일을 힘들고 하기 싫은 것으로 여기곤 한다. 그래서 일에 대한 의미도 스스로의 적성이나 가치도 따져보지 않는다. 그냥 편하고 보수 많이 주는 일만을 찾으려고 하는 것 같다. 공자는 ‘논어’의 옹야편에서 이렇게 가르친다. '知之者 不如好之者 好之者不如樂之者(지지자 불여호지자 호지자 불여락지자)' 아는 자 좋아하는 자만 못하고 좋아 하는 자 즐기는 자만 못하다. 공자는 사람을 '아는 자'와 '좋아 하는 자' 그리고 '즐기는 자' 세 그룹으로 나누었는데, 그 가운데 아는 자는 가장 아랫자리에 두고 즐기는 자를 제일 높은 자리에 올려놓았다. 그는 지(知), 호(好), 락(樂)의 가치 위계를 정립한 것이다. 여기서 "즐긴다"는 말의 의미를 잘 알아들어야 한다. 우리는 삶을 즐기고 일을 즐기고 봉사를 즐겨야 한다. 그것은 그 안에서 의미를 찾고 보람을 느끼며 기쁘게 산다는 뜻이다. 여기에 지혜가 담겨있다. 마지못해 살고 억지로 일하며 의무감 때문에 봉사한다면 보람이나 의미나 기쁨을 느낄 수 없을뿐더러 오히려 그것은 삶을 속박하는 무거운 짐이 될 것이다.

우리는 일을 하면서 두 가지 방식으로 기여하는 삶을 살게 된다. 첫째, 주어진 일을 잘 수행함으로써 스스로에게 자신의 능력을 증명해준다. 이것은 지신과 주변 세계에 대한 자신감을 주기 때문에 이 자신감은 건강한 삶을 가능하게 한다. 둘째, 인간은 일을 통해 다른 사람에게 기여함으로써 그들로 하여금 혜택을 받게 한다. 사회적인 존재로서 인간은 이러한 연대감을 필요로 한다. 이러한 이유로 사람들은 일을 통해 자기를 계발해 나가고 이웃과 사회발전에 협력하며 기여하게 된다. 이것이 일의 의미이고 인간에게 주어진 소명인 것이다. 이러한 차원에서 우리는 일에 대해 어떤 철학과 자세를 가지고 있는지, 직업은 자신의 인생에서 어떤 의미와 가치를 지니고 있는지 살펴보며 직업관을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 이것은 일에 대한 올바른 봉사 자세나 효율성에만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니라 삶의 지혜와 깊이 연관되기 때문이다.

‘소명 의식이 진로결정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논문을 본적이 있다. 이 논문에서는 대학생 474명(남314, 여260)에게 성공적인 직업 및 진로선택을 위한 키워드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물었다. 여러 가지가 있었지만 그들이 가장 많이 꼽은 것은 '소명'과 '삶의 의미' 두 가지였고 삶에 대한 의미 부여가 진로결정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답했다. 그리고 진로결정을 쉽게 못하는 사람들에게 어떤 동기부여가 좋겠느냐는 질문에는 보다 근원적인 시야에서 진로를 이해할 수 있도록 틀을 제공해야 한다고 답했다.

이 논문은 "소명을 높게 지각할수록 진로에 적응할 수 있는 힘을 갖게 되고 소명을 통하여 삶의 의미를 높이게 되고 직업전환이 빈번한 현실 상황에서 융통성 있게 적응하며 성공적인 직업생활 영위를 위해서는 삶의 의미를 추구하고 발견하는 것 매우 중요하다"라는 결론을 내리고 있다.

우리 청년들이 원하는 대기업의 일자리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고 지속적으로 감소할 전망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 청년들이"일과 소명"에 대한 의미를 깊이 인식하고중학생 때부터 자신의 꿈과 끼를 찾으며 잘 할 수 있다는 믿음을 키우고 스스로의 의지로 확신을 가지고 자신이 할 일을 선택하고 그 일에 자신의 인생을 걸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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