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우 YTN 청주지국장

축구를 하려면 공과 선수, 심판과 축구장 등이 필요하다. 의외의 물건이 하나 있다. 동전이다. 이번 러시아 월드컵에서도 동전이 예외 없이 사용됐다. 경기 시작 전 주심은 양측 주장을 불러 모은다. 양측이 동전의 앞면과 뒷면을 선택하도록 한 뒤 동전을 엄지손가락으로 튕겨 올려 땅 또는 손바닥에 떨어트린다. 앞면이 나오면 앞면을 선택한 팀이 진영 또는 선공 선택권을 갖는다. 어찌해서 축구 경기에서 동전 던지기 관행이 이어지고 있는가.

동전 던지기는 기원전 500년에서 기원후 500년까지 고대 로마시대에서 즐겼던 게임이었다. 동전을 던져서 둘 가운데 하나를 선택, 순위 결정, 운수 점치기 등의 놀이였다. 특히 카이사르 황제 시대부터 성행했다고 한다. 이전에는 동전 한쪽 면에만 화폐 가치를 표시하는 숫자가 새겨 있었고 다른 면에는 어떤 도안도 없었다. 도안이 없는 면에 카이사르가 자신의 얼굴을 새겨 넣었다. 이때부터 동전은 앞면과 뒷면으로 구분됐고, 한쪽 면에 황제(현재는 국가 지도자)의 얼굴이 차지하게 됐다. 얼굴을 새긴 동전 앞면이 머리(head), 숫자를 새긴 뒷면이 꼬리(tail)라 불렀다. 당시 로마인들은 돈 가치보다 황제를 더 신성하게 여겨 황제 얼굴을 새긴 부분을 앞면으로 정했다. 그래서 앞면이 나오면 먼저 선택권이 주어지거나, 자신의 결정이 바람직하거나, 운수 대통이라 믿었다.

동전 던지기는 A나 B밖에 일어나지 않는 '베르누이 시행(Bernoulli’s trials)'의 전형적인 결과로 앞면과 뒷면이 나올 확률은 각각 1/2이다. 동전을 땅에 떨어트릴 경우 6000분의 1의 확률로 동전 옆면이 나온다고 한다. 동전 던지기는 '제비뽑기나 가위·바위·보'보다 공정하고 신속한 방법이여서 축구에 도입돼 지금에 이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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