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당 차지하는 부의장에 평화와정의, 자유투표 요구
운영위·법사위 쟁탈전 치열, 지방선거 참패 한국당 반발 거셀듯

여야 교섭단체 원내대표들이 27일 20대 국회 후반기 원구성 협상을 시작한 가운데 시작부터 상임위원장 배분 등을 놓고 초반 기싸움을 벌이면서 설전을 예고했다. 후반기 국회의장은 관례상 원내 1당이 갖는 만큼 논란의 소지는 없다.

원내 1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이미 문희상 의원을 국회의장으로 낙점해 놨다. 문제는 2석인 부의장이다. 관례상 원내 제1당과 2당이 각각 부의장 1석씩을 차지하지만, 이번엔 민주평화당과 정의당 연합인 ‘평화와 정의의 의원 모임’(이하 평화와정의)이 자유투표를 주장하면서 부의장을 요구할 수 있다. 이럴 경우 바른미래당과 ‘평화와정의’의 마찰을 피할 수 없게 된다. 상임위원장 배분에서도 여야간 마찰이 예상된다. 우선 민주당이 전반기 원구성 당시 여당이었던 한국당 몫의 운영위원회와 법제사법위원회 등을 그대로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모두발언에서 “많은 분이 원구성 협상이 굉장히 어렵고 장기화 되는 것 아니냐고 걱정하는 분이 있는 데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국민 여러분의 민심을 저희가 잘 받들고 국회에서 정해진 원칙과 관례에 따라 원구성 협상을 하면 시간이 그렇게 많이 소요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산적한 현안이 많아서 빠른 시일 내 원구성 협상을 마무리하고 일하는 국회로 다시 정상화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민주당이 최대한 양보하고 절충해서 타협안을 도출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다른 원내대표들도 협조해 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국당의 반발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는 “국가권력에 이어 지방권력까지도 사실상 민주당이 독차지했다”면서 “마지막 남은 국회 권력과 입법부 기능마저도 민주당이 사실상 독식해버린다면 제대로 된 비판과 견제 기능이 이뤄질 수 없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어 “한국당은 일방통행식 국회 운영과 독단, 전횡을 막기 위해서라도 이번 후반기 원구성은 집권당인 민주당이 통 크게 양보하고 배려해야 된다”고 강조했다.

여야는 이번 협상을 통해 후반기 국회의장단과 상임위원장 선출, 상임위 배분 등을 논의할 예정이지만, 그동안 논의 순서를 비롯해 법사위 등 주요 상임위원장 배분 문제에서 이견을 보여온 만큼 신경전과 힘겨루기가 이어질 전망이다.

나운규 기자 sendme@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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