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양수 전문건설협회 대전시회장

최근 전 세계적으로 지구 온난화로 인한 피해가 증가하면서 에너지 소비량의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건축물 관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인구의 급속한 증가와 화석 연료 사용량 증가로 인해 인간으로 치자면 골병이 든 것이다. 지구환경을 보호하고, 인간이 쾌적한 환경에서 살아가기 위해 친환경 건축물 조성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할 때다. 그런데 분야가 너무도 방대하다. 전문적인 기술을 필요로 하고, 비용도 수반되어야하는 문제가 있다.

자연과 격리돼 인간중심으로 설계된 도시환경은 벼농사와 같이 단일작물 밀식재배가 병충해에 취약하듯이 궁극적으로 인간에게 유리한 환경이 되지 못한다. 에너지 소비를 절감한 건축설계, 태양광 발전 등 신재생에너지 이용, 옥상과 벽면의 녹화, 중수도와 같은 물 순환이 그것이다. 이중 옥상·벽면녹화는 도시의 생태적 지속가능성과 쾌적한 도시환경을 위해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분야이다.

건축물 옥상·벽면녹화사업을 펼치게 되면 여러 이점이 있다. 우선 건축물의 단열과 보온 효과로 냉·난방 에너지가 절감되고, 이에 따라 이산화탄소도 줄어들게 된다. 또 도시 생태계의 다양성과 경관향상은 물론 도시의 열섬현상을 완화하는 장점도 있고 미세먼지 저감에도 도움이 된다. 우선 도시계획이나 건축심의를 받는 대규모 건축물과 아파트에 권고를 통해 적용하고, 점차 규정을 정비해 확산시켜 나갈 필요가 있다.

하지만 여건은 그리 녹록치 않다. 산림청은 도시림 정비에 대해서는 지자체에 많은 예산을 지원하고 있으나 옥상·벽면녹화에는 시범사업을 실시할 뿐 실제적 지원을 하고 있지 않다. 기후변화로 여름철 도시열섬이 심각한 상황이고 기온을 낮추기 위해 나무심을 공간도 더 이상 찾아보기 힘든 상황임을 고려할 때 지자체에서 나서서 옥상·벽면녹화를 추진하기에는 한계가 있어 답답한 마음이다.

이제부터라도 도시의 현실적 여건을 고려하여 정책 우선순위를 고려해야 할 것이다. 시작이 반이며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르다고 했다. 작은 규모라도 우선 시작하여 정형적 모델을 만들고 점차 도시전역으로 확대시켜 나갈 수 있다.

우리 대전이 인간을 생각하는 친환경 건축물, 우리가 살고 있는 옥상에 나비와 벌, 새가 날아드는 자연속 도시를 상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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