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용석 농협중앙회 대전지역본부장

안보의 사전적 개념을 정리해보면 다른 나라의 침략이나 위협으로부터 국가의 주권과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일로 나온다. 일반적으로 안보하면 군사적 안보를 지칭하나 포괄적인 안보의 개념에는 정치안보, 경제안보, 외교안보, 식량안보 등이 포함된다. 전 국토의 약 70%가 산지고 경작면적은 162만㏊(호당 경작면적: 한국 1.5㏊, 호주·캐나다 각 5000㏊)에 불과한 우리나라의 경우 세계 4위 곡물수입국이다. 쌀은 104%로 자급하고 있으나 사료를 포함한 기타 곡물 자급율은 23.8%에 불과하다. 더욱 심각한 것은 쌀을 제외한 곡물자급율은 3.7%며, 콩, 옥수수, 밀은 90% 이상을 외국에서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1990년대까지 곡물시장은 안정적 구조를 보였다. 그러나 2000년대 곡물 부족시대로 접어들었다. 국제 곡물 가격 급등은 절대인구 증가도 하나의 요인이지만 바이오 에너지 원료로 사용하는 옥수수 수요 급증함도 하나다. 또 중국, 인도, 브라질, 러시아 등 BRICS 국가의 육류소비가 늘어나 사료용 곡물 수요가 급증하였고 기후변화에 따른 기상이변으로 매년 농업피해가 많아 생산량이 절대적으로 감소한 것이다. 세계 곡물 수출은 미국, 브라질, 러시아, 호주, 아르헨티나 등 5~6개국에 집중돼 있는데다 곡물 유통 및 물류시설을 장악하고 있는 다국적 곡물회사가 교역을 완전히 주도하고 있다. 식량안보 측면에서 세계식량 사정이 더 악화될 경우 곡물수출국의 수출제한 조치가 확산되는 등 식량이 무기화될 가능성은 언제든지 상존하고 있음을 증명한 것이다.

역사드라마의 전투현장에서 전쟁의 승패를 가름하는 요인 중 하나가 안정적으로 식량을 공급할 수 있는 보급로 확보임을 많이 목격할 수 있다. 식량은 인간에게 일차적으로 운동 에너지를 제공하는 하나의 자원이지만 비상상황이 될 경우에는 현금을 주고도 살 수 없는 투기적 요소가 될 수 있다. 따라서 식량안보는 비상시에 국민에게 식량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체계가 확립되도록 국가적 핵심과제로 다뤄야 한다. 또 우량 농지를 최대한 확보하고 논농업을 다양화해 콩, 사료작물, 참깨 등 타작물로 전환하는 구체적인 정책 방안이 강구돼야 할 것이다. 브라질, 몽고, 러시아 등 해외농장을 확보해 안정적으로 식량을 조달하는 방법도 범정부 차원에서 확대해야 한다고 본다. 다행히 정부는 해외농업·산림자원개발협력법을 만들었고 해외 농업에 참여하는 기업을 지원하기 위한 정책도 많이 시행하고 있다.

식량안보는 식량주권의 관점에서 다루어야 할 미래먹거리 산업이며 국민의 행복과 건강을 위해 국가가 보호해야 하는 책무가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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