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후 정계개편 전망… 21대 총선·당대표 선거 출마 등 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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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3 지방선거가 막바지로 치달으면서 여야 후보들의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이완구 전 국무총리의 행보가 두드러지고 있다.

지난해 말 ‘성완종 리스트’ 의혹과 관련해 대법원 무죄 판결을 받은 후 숨고르기를 이어가던 이 전 총리가 지방선거 지원 유세를 통해 정계 복귀 수순을 밟고 있다. 이 전 총리는 특히 이번 지선 기간동안 자신의 정치적 고향인 충청권 뿐만 아니라 영호남과 수도권까지 지원 유세의 폭을 넓히며 존재감을 높여가고 있다.

그는 지난 6일 전남 여수를 찾아 자유한국당 심정우 여수시장 후보 지원 유세를 펼쳤다. 또 충북과 울산, 수도권을 돌며 한국당 후보들을 지원 사격했다. 8일에는 자신의 고향인 홍성·예산·광천을 포함한 보령을 돌았고, 9일에는 홍성·예산지역의 읍·면 전역을 집중적으로 순회하며 한국당 후보들에게 힘을 보탰다.

또 10일에는 세종시와 대전 유성구·서구, 계룡시, 충남 금산 등 충청권 경부선 벨트를 훑는 등 지선 출마 후보 못지 않은 강행군을 이어갔다. 이 전 총리의 한 측근은 “전국에서 이 전 총리의 지원 유세 요청이 끊이지 않고 있다”라며 “이 전 총리가 움직일 수 없는 상황이 아니라면 모르지만, 당이 어려울 때 나서서 힘을 보태야 한다는 의지가 강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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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에선 이 전 총리가 이처럼 지선 지원 유세에 적극적인 이유에 대해 한국당 당원으로서 지선에서 역할을 해야 한다는 단순한 이유 뿐만 아니라 지선 이후 본격적인 정치 행보를 펼치겠다는 구상도 깔려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전 총리는 10일 일 송아영 한국당 세종시장 후보 사무실에서 가진 간담회에서 "모든 정당이 이번 지방 선거 전과 후가 달라질 것"이라며 "새로운 리더십을 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뒤이어 충남 계룡시에 들러 후보자들 유세에 참석한 뒤 다시 충남 금산으로 이동한 이 전 총리는 자신이 충남지사 시절 신설했던 인삼 관련 전담부서를 후임이었던 안희정 전 지사가 없애버렸다며 ‘금산 홀대론’을 주장했다. 이 전 총리는 “충남에 도지사를 해보니깐 금산에서 가장 큰 명물로 인삼을 꼽으면서도 도청 조직표를 보니 인삼 다루는 부처가 없었다”며 "그래서 내가 인삼 전담 조직을 신설했는데 지금 조직표를 보니 이 조직을 안 전 지사가 없애버렸다. 이게 뭐 하는 짓이냐"면서 격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현재의 정치상황을 놓고 볼 때 지선이 끝나면 한국당은 새로운 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올 것”이라며 “조기 전당대회를 통해 당 대표 교체 등 정계개편이 불가피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이 전 총리는 이런 상황에서 역할을 찾아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이 전 총리 역시 21대 총선이나 당 대표 선출 등 앞으로 펼쳐질 정치적 변화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 전 총리의 한 측근은 “지선 이후의 정치 행보에 대해 뚜렷한 목표나 방향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다만 이 전 총리를 필요로 하는 곳, 또 역할이 주어진다면 마다하지 않겠다는 것이 이 전 총리의 생각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선우·백승목 기자 swlyk@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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