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로2]
정당보단 인물이 먼저

 

아이클릭아트 제공

☞내 첫 투표는 스무살 ‘제18대 국회의원 선거’였다. 17대 대선 땐, 딱 19살이라 참여하지 못했다. 첫 투표의 설렘은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투표소에 들어갈 때의 비장함, 투표하고 나올 때의 뿌듯함…. '유권자'는 마치 '진짜 어른'이라는 느낌이었다. 나라에서 인정받은 기분이었다. 그 뒤 투표는 빠짐없이 했다. 물론 원하지 않던 결과도 있었다. 아쉽지만, 권리를 행했음에 만족했다. "내가 뽑은 사람이 무조건 돼야 해"라는 생각보단 "나는 표현했다"라는 마음이 컸다.

☞'정치' 이야긴 술자리에서 가장 불편한 주제다. 20대 초반엔 솔직히 안 했다. 그렇게 와닿지가 않았다. 20대 중반부턴 '싸움'을 부르는 주제였다. 심한 친구들은 서로를 '보수=일베', '진보=좌빨'이라 비하했다. 흑백논리가 따로 없었다. 주먹다짐이 되기도 했다. 말 한마디, 한마디가 살얼음판이었다. 그런 친구들은 자신과 다름을 못 견뎌했다. '설득'은 곧 '설전'이 됐다. 난 그 싸움들을 지켜보며 입을 꼭 다물었다. '정치 이야긴 가족 간에도 하면 안 된다'라는 말을 실감했다.

☞선거철이 다가왔다. 거리만 봐도 알 수 있다. '핫플레이스' 사거리엔 형형색색 옷이 가득하다. 일사불란한 율동도 볼 수 있다. 트로트를 개사한 선거송도 들린다. 명함을 돌리는 후보자도 만나볼 수 있다. 이때만 보이는 게 함정이긴 하다. 그들의 치열한 '픽미(Pick me) 전쟁'은 누군가에겐 고통이 됐다. 충북경찰청의 소음 민원은 며칠 만에 50건을 넘겼다. 대부분 유세 소음이나 확성기 음악 때문이다. 한 커뮤니티엔 "아침부터 시작된 선거운동에 아이가 깬다"며 불만을 제기한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시끄럽게 한 후보들은 안 뽑겠다!"란 분노도 쏟았다. 당최 누구를 위한 선거운동인지 알 수 없다.

☞투표는 '단순 선택'이 아니다. 많은 걸 생각해야 한다. ‘정당’도 물론 고려해야 한다. 하지만 정당만 봐서는 안 된다. ‘인물’이 먼저다. 공약을 봐야 한다. 하지만 그것도 다 믿어선 안 된다. 실현 가능성이 있는지 따져봐야 한다. 선거공보는 그런 의미에서 스치면 안 된다. 꼼꼼히 읽어봐야 한다. 투표는 ‘권리’다. 내 권리를 온전히 누리기 위해서다. 비록 내 한 표지만, 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 내 손에 우리 지역의 운명이 달렸다. 나아가 내 삶을 좌지우지한다. 잘 찍어야 한다. 편집부 김윤주 기자 maybe0412@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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