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규 옥천군 기획감사실 인구청년대응팀

청년들은 무엇에 위로받고 무엇을 바라고 있을까? 아마도 작은 관심과 배려이지 않을까 한다. 실업난과 더불어 자기 몸뚱이 하나 머물 곳조차 찾기 힘든 청년들은 누군가 슬픈 내 현실을 알아주고 먼저 손 내밀어 주기를 내심 바랄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올해 초 첫 발을 내디딘 충북행복결혼공제사업이 청년들에게 작은 희망과 기대를 안겨주는 듯하다. 이 사업은 충북도내 중소(중견)기업 미혼 청년근로자의 결혼자금 마련에 중점을 두고 있다.

지난해 충북도가 설계해 올해 3월부터 각 시·군에서 지원대상자를 모집 중이다. 근로자와 사업주, 충북도 및 각 시·군이 5년 동안 매월 공동으로 공제금을 납입하고 그 기간 안에 대상 근로자가 결혼하면 사업주와 지자체가 낸 돈까지 찾아갈 수 있도록 설계됐다. 매우 획기적이다. 지자체 지원금이 무려 1800만원이기 때문이다. 내 돈 1800만원 내고 5년 안에 결혼하면 1800만원을 추가로 받을 수 있는 적금상품이 세상 그 어디에 있을까?

하지만 그들이 신청서를 시·군에 내기가 그리 녹록하지 않다. 사업주가 가져야 하는 부담금 1200만원이 있어서다. 이 사업을 신청하기 위해서는 사업주가 월급 외에 매월 20만원의 돈을 5년 동안 지원 대상 근로자의 적금통장에 넣어줘야 한다. 또 기업별로 1명씩 제한을 둔 사업지침도 발목을 잡았다. 대상자가 여럿 있어도 한 명만 신청이 가능하다는 기준 때문에 신청하고 싶어도 못하는 기업도 많았다. 반면 따뜻하게 반기는 소식도 이따금 전해왔다. 자식 같은 직원이 결혼할 때 작은 아파트라도 하나 얻는데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 몇 년 동안 많지 않은 월급에도 불만 없이 성실히 일하는 직원에게 안심 상품을 만들어 주고 싶다. 옥천군에 지원신청서를 내기 위해 찾아온 기업 대표와 부장, 과장 등 관리급 직원들의 말이다. 이렇게 하나 둘 신청서가 들어와 5월까지 7명이 신청했다. 여기에 4개 기업에서 가입의사를 밝혀와 신청률은 더 높아질 전망이다.

성공 의문부호로 시작했던 충북행복결혼공제사업이 반년이 다 되어서야 빛을 보는 듯하다. 이처럼 사업주의 관심을 끄는 데는 각 시·군 담당 공무원들의 노고가 컸다. 이따금 배정된 인원을 달성해야 한다는 압박감에 뒷목이 당겨오긴 했지만 늘어나는 지원 신청서를 보며 보람을 느낀다고 한다. 중소(중견)기업 청년근로자들을 내 가족이라 생각하는 사업주들과 내 친구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좋은 기회라 생각하는 각 시·군 담당 공무원들의 관심과 배려가 더욱 달아오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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