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빈 한국은행 대전충남본부 기획조사부장

우리나라 출산관련 통계를 볼 때마다 아찔하다. 지난해 총 출생아수가 35만 7700명, 합계출산율이 1.05명으로 각각 통계작성이후 최저를 기록하였다. 가까스로 유지돼 오던 40만명대마저 깨졌다. 감소속도도 전년대비 -11.9%로 무척이나 가파르다. 올해 들어서도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1분기 출생아수가 8만명대로 추락하면서 1분기 기준 역대 최저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통계청 장래인구추계의 비관적 시나리오인 저위추계치의 2017년 출생아수 38만 7000명, 합계출산율 1.14명마저 하회한다. 이에따라 총인구 감소 시점도 2032년(중위추계)에서 2024년(저위추계)쯤으로 앞당겨지지 않을까 우려된다.

더 큰 문제는 한번 줄기 시작하면 감소속도가 갈수록 빨라질 것이라는 점이다. 그간 출생아수는 1971년 102만명에서 작년 35만여명으로 급속히 줄어들었지만 사망자수는 수십년간 20만명대로 유지됐다. 하지만 출생아수 감소에 더해 사망자수 마저 2040년, 2050년을 전후해 각각 50만명, 70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보여 인구감소는 걷잡을 수 없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통계청 저위추계치에 의하면 2025년부터 2030년까지는 총인구가 매년 평균 8만명 정도 감소되나 그로부터 30년 뒤인 2055년부터 2060년까지는 매년 평균 56만여명 감소할 것이라 한다. 이렇게 되면 우리 사회의 지속가능성은 심각하게 위협받게 될 것이다.

강조하고 싶은 것은 인구문제는 적절한 대응이 늦어질수록 효과가 작아질 뿐 아니라 대응 과정 또한 고통스러워질 것이라는 점이다. 합계출산율 1.05명인 상황이 지속된다고 가정해 보자. 그러면 지난해 출생아 35만 7000명의 자식세대에는 출생아수가 그 절반정도인 18만여명, 손자세대에는 9만여명으로 줄어들게 될 것이다. 다행히 적절한 대응으로 합계출산율이 오르기 시작해 2017년 출생아가 출산할 때쯤 대체출산율인 2.1명 수준을 회복한다면 출생아수는 얼추 35만 7000명 전후에서 장기적으로 안정화될 것이다. 만약 자식세대가 태어날 때까지 합계출산율 1.05명을 유지하다가 이후 출산율이 회복되기 시작해 이들이 출산할 때쯤 대체출산율 수준을 회복한다면 대략 18만여명 전후, 손자세대가 출산할 때쯤 회복한다면 대략 9만여명 전후에서 안정화될 것이다. 평균수명이 100세 정도라면 대체출산율 회복시기에 따라 총인구는 각각 대략 3570만명, 1800만여명, 900만여명 정도가 될 것이다. 이와 같이 적절한 대응이 늦어질수록 그에 비례해 효과가 급속히 작아지게 된다. 한편 대응이 늦어질수록 생산가능인구 1인당 부양부담도 증가해 인구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치러야 하는 고통도 더욱 커지게 된다.

인구문제 해결에는 타이밍이 중요하다. 바로 지금이 미래의 어는 시점보다도 상대적으로 여력이 있고 투자대비 정책효과도 큰 시점이다. 바로 지금, 우리 사회의 과감하고 아낌없는 노력이 여기에 집중돼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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