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균 대전시 부교육감

우리 사회가 갈수록 살기 어렵다는 소리가 나온다. 장기간의 경기침체, 취업난, 빈부격차 때문이라는 것도 있고, 경제보다는 ‘나만 생각’하는 이기주의 풍토가 점점 심해져서 그렇다는 인식도 있다. UN은 국가별 행복지수(GNH)를 산출하고 있는데, 보통사람이 느끼는 행복지수는 가족과 친구, 동료, 사회로부터 사랑받고, 또 그들을 사랑할 때 높아진다고 생각한다.

사랑받고 사랑하려면 먼저 바른 인성을 갖춰야 한다. 왜냐하면 타인에 대한 공감, 존중, 배려, 예의가 없으면 남으로부터 사랑받거나, 남을 사랑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많은 발달심리학자는 사춘기 이전, 즉 유아기와 초등 단계에서 인성이 결정된다고 보고 있으므로 어려서부터 가정교육만큼 아이의 장래를 결정하는데 중요한 것은 없다.

선진국의 경우 가정에서 인성교육만큼은 확실히 시킨다. 미국 가정은 정직을 최우선의 가치로 가르친다. ‘거짓말하는 사람’은 인간대접을 안해주기 때문에 언제 어디서든 정직하기, 솔직하기, 정정당당하기를 강조한다. 원칙 지키기, 봉사하기, 검약하기, 남녀·빈부·연령·인종·장애와 상관없이 존중하는 것을 유아기부터 교육시키고 또 부모가 모범을 보인다. 우리와 지리적, 인종적으로 가까운 일본의 경우, 가정에서부터 ‘남에게 폐를 끼쳐서는 안 된다’는 말을 귀 따갑게 이야기한다.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려는 자세는 배려, 친절, 예의, 자립심, 규정준수로 연결된다. 2011년 2만명이 희생된 동일본대지진, 쓰나미 사태와 1995년 6400명이 희생된 고베 대지진의 극심한 혼란에도 불구하고 단한건의 사재기, 약탈이 없는 것이 교육의 힘이라고 하면 과장된 것일까? 또 유대인 부모들은 ‘아이를 신이 준 선물’로 여기고 자녀교육에 지극정성을 기울인다. 아이가 안정감, 행복감을 갖도록 가정 평화에 힘쓰고, 언행과 학습을 세심히 지켜보고 바르게 이끄는 멘토가 된다. 수천년간 유대인 어머니는 잠자기전 지혜가 총집결된 ‘탈무드’를 읽어주고, 아버지는 저녁 밥상머리에서 심도있는 문답과 대화를 이끈다. 이런 기반으로 세계 인구의 0.2%에 불과한 유대인이 세계적인 리더들을 배출하고 노벨상의 33%, 아이비리그 입학생의 30%를 차지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단기간에 세계 10위권 경제대국으로 부상했으나, 기초질서, 예의를 무시하거나, 타인에 대한 배려가 너무 부족하다. 쓰레기, 험담, 악플, 속이는 것 천지이고, 약자 차별, 불법방조, 학교폭력, 집단따돌림이 예이며, 세월호 비극, 각종 채용비리, 갑질행위, Me too운동 등 작금의 사태도 결국은 인성교육 부재에서 나왔다고 본다. 개인 성공조건 중 가장 중요한 것이 ‘바른 품성을 갖고 타인과 조화롭게 살아가는 능력’이다. 자녀의 성공, 사회발전을 원치 않는 사람이 없는 만큼, 기본을 이루는 가정부터 인성교육에 헌신하고, 사회는 이에 성과를 거두도록 꾸준히 관심갖고 지원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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