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시대에 아날로그 정치를 보려니까 피로하다.
나라에 대한 불안과 걱정이 가슴을 짓누른다. 뒤뚱대는 교육제도, 햇볕정책, 주5일제근무, 불법사회, 증권시장의 침체, 욕하는 국회, 대통령 선거 등이 주마등처럼 머리를 스쳐가며 밤잠을 설치게 한다.

올 가을은 사람들에게 생각과 행동을 깊게 하며 공연한 우울증을 준다. 그런 가을 속에서 정치가 춤을 춘다. 타락할 대로 타락한 정치판의 이전 투구는 먼저 때려놓고 보자는 식이다.
디지털 시대에 이와 같은 아날로그 정치를 보려니 정말 서글프다.


궤변·거짓·권위주의에 신물

정치인들의 위압적인 목소리, 논리에도 맞지 않는 궤변, 어물쩍 넘어가려는 답변태도 등은 아무리 점수를 주고 싶어도 줄 수가 없다.
그들은 아직도 국민 위에 서서 국민을 지휘하려 하고, 국민을 속이려 하며, 국민을 우습게 보는 습성이 뚜렷하다. 아날로그 정치의 부산물이다.

옛말에 어머니의 손은 약손이란 말이 있다.
어디가 아프면 어머니는 부드러운 손을 아픈 부위에 얹어 주신다. 아픈 것이 졸지에 나아지는 것 같은 기분을 느낀다. 그런 어머니의 손과 정으로 우리는 컸다.

정치인들은 국민에게 왜 그런 모습을 보여주지 못할까? 정치인의 손은 정직하고 부드러워서 어머니의 손길같다는 말이 통용되는 정치를 왜 못하는가?

오늘날처럼 정치인들이 국민의 눈에 불신·초라·나약하게 보인 적이 없다. 디지털 시대의 정치인상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첫째로 정치인들도 월급 그대로 사는 훈련에 익숙해져야 할 것이다.
돈에 깨끗하라는 뜻이다. 정치인을 정치인답게 만들어야 나라가 나라답게 된다.

신문이나 TV에 비쳐지는 정치인들은 대통령 선거 때문에 그렇다손 치더라도 너 죽고 나 죽자는 시중 잡배들의 싸움판 같다.

비전이나 정책이 낡았다. 정책결정이 너무 즉흥적이다. 민주주의에서의 모든 선거는 하나의 축제다.
선거라는 과정도 항상 상대를 존경하고 정의와 신념이 가득 찬 파인 플레이 즉, 축제가 될 때 승자에게도 영광이 있고 패자에게도 승복하는 여유를 가질 수 있게 된다.
그런데 요즘 정치는 정치가 아니라 전쟁 바로 그것이기에 더욱 우려된다.

신문과 라디오에서 보고 들으면 로비로 따낸 노벨상이라고 마구 떠들어대는 것을 비롯해 북풍, 세풍, 병풍 등 듣고 또 들어도 정권창출에 전혀 도움이 될 수 없는 이슈로 피가 터지도록 싸운다.
국민은 짜증이 난다. 국민을 우롱하는 것 같다.

아무리 면책특권을 가진 국회의원들이라고 하지만 할 소리, 안 할 소리쯤은 가릴 줄 아는 상식으로 논쟁을 해야 나라경영이 바로 설 것 아닌가?
기본이 안된 사람들처럼 놀고 있다.
비유할 일인지 모르겠으나 야당숫자가 많은 미국의회가 부시대통령의 이라크 공격을 승인하는 모습을 보면서 미국정치의 성숙함을 느낀다.
또한 민주주의라는 것이 저래야 힘이 생기고 일류국가가 될 수 있구나 하는 깊은 생각을 하게 한다.


국익에 합심하는 정치 배워야

삼성전자는 PC를 통해서 화상회의를 진행하며, LG는 기존의 사무업무를 온라인에서 처리하는 디지털 경영을 벌써부터 실현하고 있는데 정치는 아직도 산업사회에서나 보던 공격형이며, 아날로그식이니 한심하다.
열린 세상, 정직한 정치만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 꽉 막힌 굴뚝처럼 안에서 지지고 볶고 싸워봐야 너 죽고 나 죽고 모두 다 죽는다.
디지털 정치로 성공한 선진국의 너그러운 모습들을 보고 배우자. 아날로그 정치에 신물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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