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 소신-개인 안위…시각 엇갈려

충북 자치단체 퇴직 공무원들의 지방선거 캠프행이 두드러지고 있다. 24일 지역 정치권 등에 따르면 6·13 지방선거 출마 후보들의 선거 캠프에는 다수의 전직 공무원들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지역 정·관가에 잘 알려진 대로 3선 도전에 나선 더불어민주당 이시종 충북지사 후보 캠프는 퇴직 공무원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이 후보 재임 시절 ‘이시종 맨’으로 불리던 김용국 전 충북경제자유구역청 충주본부장과 조운희 전 충북도 재난안전실장이 캠프에 둥지를 틀었다.

김선호 전 증평부군수, 신찬인 전 도의회 사무처장 등도 캠프 내 주요 인물로 꼽힌다. 이영규 전 비서관, 황명구 전 사회복지 정책보좌관과 김진오 전 홍보보좌관 등 이 후보를 지근거리에서 보좌해 온 측근들도 이번 선거에 함께 한다.

자유한국당 박경국 후보 선거사무실은 퇴직 공무원과 지방 의원 출신들이 포진됐다. 곽정수 전 도교육위원회 의장은 선대위원장을, 고용길 전 청주시의회 의장은 선대본부장직을 맡고 있다. 전직 공무원은 캠프 전략기획 특보인 박성수 전 충북도 행정국장이 눈에 띈다.

바른미래당 신용한 후보 캠프에는 이태만 전 청주 흥덕구청장이 총괄선대본부장으로 몸담고 있다. 이 전 구청장은 지난 지방선거 이승훈 청주시장 선거캠프에서 일하며 기적같은 본선 역전극에 힘을 보탰다.

청주시장 후보 캠프는 유력후보 쏠림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민주당 한범덕 후보 선거사무실에는 전 청주시 공무원들이 많다. 강대운 전 기획행정국장, 김영철 전 안전행정국장, 윤성호 전 체육교육과장 등이 한 후보 당선을 위해 뛰고 있다. 이화준 전 청주시체육회 사무국장과 이만목 전 청주시의원 등도 일을 돕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당 황영호 후보 측에는 이승훈 전 시장의 측근으로 꼽히던 박상인 전 정책보좌관(별정직)이 선거대책본부장직을 수행하고 있다.

정치 중립 의무에서 벗어난 전직 공무원들의 선거 캠프 입성을 두고 ‘정치적 소신’이라는 평가와 ‘개인 안위를 위한 줄서기’라는 시각이 엇갈린다. 정책·공약 발굴에서 숱한 경험을 밑바탕으로 한 전직 공무원들의 아이디어는 신선한 자극제가 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민선(民選) 단체장 도입 이후 병폐로 꼽히는 보은 인사 논란도 여전하다. 상당수 단체장들이 캠프에 참여했던 사람들을 별정직 공무원으로 임명하는 관례가 있지만, 전문성 검증이 누락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선피아(선거마피아)’에 대한 비판여론이 나오는 것도 같은 이유다.

한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퇴직 공무원들의 정치적 소신을 왜곡해서는 안되지만, 각 후보들은 이 같은 논란의 소지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용언 기자 whenikis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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