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어린이재활병원 용역결과, ‘100병상 미만’ 건립 가능성 커져
장애아동가족 “형식적 추진” 우려, 대전시 중증장애아동만 1520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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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아이클릭아트 제공
<속보>=장애아동들이 제대로된 치료를 받으려면 최소 100병상 이상 규모로 어린이재활병원을 지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정책용역을 맡긴 결과 어린이재활병원 건립규모는 100병상 미만이 적합하다는 결과가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용역 결과 그 이상의 규모로 어린이재활병원을 짓기에는 충분한 수요가 뒷받침되지 않는다는 게 복지부의 설명이다. 복지부는 전국에 첫 공공 어린이재활병원 건립을 추진 중이다. 현재로서는 용역결과를 토대로 정부부처 간 협의가 진행중인 만큼 어린이재활병원 건립 규모가 100병상 미만으로 정해질 가능성이 크다.

장애아동가족들은 “형식적인 병원 설립 추진”이라며 우려하고 있다. 100병상 밑으로 지어진다면 지역에 거주하는 장애아동 수만 단순히 계산해도 수요를 제대로 충족하기 어렵다는 것. 실제 비영리 단체인 사단법인 토닥토닥에 따르면 지난해말 기준 대전시에 등록된 장애아동(0~18세 미만)은 2874명이고 이중 중증장애아동은 1520명이다.

장애발견 후 장애로 진단을 받기까지 평균 2년 이상 소요되고 질병과 질환이 장애로 인정되기가 어려워 등록되지 않은 장애아동까지 감안하면 그 수는 훨씬 많을 수 있다.

장애아동 수와 대비해 소아재활치료시설은 입원치료 기준 대전소재 전체 병원을 합해 30병상이 안되고 소아 낮병동도 약 50명, 그나마도 3~6개월 입원에 그친다. 현재도 시설이 부족해 치료적기를 놓치는 일이 다반사이고 시설을 찾기 위해 서울소재 재활병원 등 전국을 전전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어린이재활병원이 권역별로 지어진다면 대전을 중심으로 인근 충남, 세종 등의 장애아동 수요까지 흡수해야는데 현재 거론되는 100병상 미만의 규모는 충분치 못하다는 것.

토닥토닥 이나경 사무국장은 “대전만 봐도 기본적인 재활치료가 필요한 인원이 중증장애아를 포함해 약 2000명 이상, 집중 재활필요가 필요한 인원은 최소 500명 이상인데 100병상 밑으로 지어진다면 들어가지 못한 나머지 아이들은 또 전국을 전전해야 한다. 수익의 논리와 국정 사업비 절감을 이유로 아이들 생명을 저울질 하지 말아달라”고 말했다.

단체는 또 복지부에 어린이재활병원 관련 용역 결과를 공개하고 이를 토대로 설립계획을 같이 논의해가야 한다고 요구 중이다. 보건복지부 측은 현재 확정된 게 없는 단계이며 조속한 시일 내에 행정절차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현재 재정당국이랑 협의 중이어서 규모 등이 확정된 것이 없다”며 “용역결과도 협의과정에서 보완 중이어서 아직 발표하기는 어렵다. 종합적으로 검토해 조속한 시일 내에 행정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홍서윤 기자 classic@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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